[2월] 음악탐구

교향곡의 아버지 하이든과 그 형제들

- CEO를 위한 클래식 작곡가 에피소드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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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z Joseph Haydn, 1732~1809

하이든의 음악은 진실을 노래하는 이상적인 언어다.

- 괴테

 

•저녁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은 최고 작곡가
 “저녁 시간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장 좋은 작곡가는 누구일까요?” 이에 대한 해답은 아마도 하이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베를린 필의 본거지 베를린은 유럽 교향악의 중심지입니다. 이곳의 청중은 지극히 높은 감식안으로 콘서트에 올 때는 연주곡에 대해 미리 파악해오고, 혹시 연주자가 실수라도 하면 근엄한 표정으로 잘못을 집어낼 것 같지만, 사실은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사이먼 래틀은 2007년 2월 하이든의 교향곡 제90번을 연주하면서 ‘유쾌한 교향악 실험’을 벌였습니다. 래틀은 매우 빠르게(allegro assai)라는 지시가 붙어 있는 마지막 제4악장 마지막 부분 가까이에서 연주를 멈췄습니다. 관객들은 잠시 뒤에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습니다. 래틀과 베를린 필은 박수를 무시하고 다시 연주를 이어갔습니다. 관객들은 자신들의 실수를 알아차렸습니다. 연주가 이어진 후 5분이 더 흐르고 모든 연주가 멈추자 관객들은 더 큰 박수를 쳤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연주가 끝난 건 아니었습니다. 베를린 필의 관객들은 두 번이나 실수를 한 것입니다. 정말이지 베를린의 관객들이 두 번이나 속아 넘어간 것은 작곡가 하이든 자신이 만든 트릭이었습니다. 하이든은 교향곡 제90번에서 말미에 끝날 듯 말 듯한 반복을 통해 종지부를 알 수 없는, 알쏭달쏭한 재미를 선사한 것입니다. 근엄함만이 아니라 유머 감각 역시 클래식 음악의 필수 요소입니다.
 ***사이먼 래틀 지휘 - 하이든 교향곡 제 90번 듣기 click
  베를린 필은 두 번의 실수와 멋쩍은 미소를 담은 실황음반을 최근 CD로 발매했습니다. 여기에 래틀이 직접 해설을 썼습니다.
  “청중이 반복 때문에 두 번씩이나 속는 것 또한 엄연히 작품의 일부이며, 만약 하이든이 지금 교향곡을 작곡했다면 실수로 울리는 휴대전화 소리까지 악기로 썼을지 모른다.”

 

•놀람 교향곡과 이별 교향곡
  하이든의 익살과 해학, 즉 유머 감각은 남달랐습니다. 하이든의 교향곡 제94번은 ‘놀람 Surprise’, 또는 ‘큰북울림 Paukeschlag’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습니다. 제2악장 안단테는 꾸밈없이 조용한 약주로 시작되고, 다시 최고로 약하게 반복되는데, 그때 갑자기 팀파니와 큰북 등을 한꺼번에 연타하면서 듣는 이를 깜짝 놀라게 합니다. 이후 연주는 아무 일 없었던 듯이 다시 부드럽고 약하게 계속되며 ‘놀람’은 반복되지 않습니다. 하이든은 이 부분을 단순히 기발한 음악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 작곡했다고도 하며, 졸면서 듣는 귀족 청중을 깜짝 놀라게 하려고 했다는 일화도 있습니다만, 어쨌든 장난기로 한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 *** 하이든 놀람교향곡 제2악장 듣기 click
  교향곡으로는 드물게 5개 악장으로 구성된 하이든의 교향곡 제45번은 일명 ‘고별 Farewell’ 교향곡이라고도 합니다. 제5악장이 시작되면 연주자들은 처음에는 콘트라베이스, 그 다음엔 오보에, 호른 순으로 차례로 무대에서 퇴장합니다. 결국 맨 마지막에는 바이올린 두 대만 남아 연주를 마치고 보면대 옆에 켜뒀던 촛불을 끕니다. 작곡가의 의도를 알아 챈 에스테르하지 후작은 그 다음날 전체 단원에게 휴가를 주었다는 일화가 전해옵니다.

 

•하이든은 두 동생들보다 더 오래 살았다
  교향곡의 아버지로 불리는 요제프 하이든(Franz Joseph Haydn, 1732~1809)에게는 큰동생 미하엘 하이든(Johann Michael Haydn, 1737~1806)과 작은동생 요한 하이든(Johann Evangelist Haydn, 1743~1805)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이든은 두 동생보다도 더 오래 살았습니다. 3형제는 서열이 낮은 순서로 먼저 세상을 떴습니다.
  하이든의 작은동생 요한은 형과 같이 아이젠슈타트의 에스테르하지 후작가에서 테너 가수로 활동하다가 1805년에 사망했습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당시 73세였던 요제프 하이든이 죽었다는 소문이 전 유럽에 퍼졌습니다. 파리에서는 이 위대한 음악가를 기리기 위하여 루이지 케루비니(Luigi Cherubini, 1760~1842)의 「애도의 칸타타」가 연주되었다고 합니다. 이 소문을 들은 하이든이 태연하게 말했습니다.
 “진작 알았더라면 내가 직접 파리에 가서 지휘를 하는 건데!”
  인쇄기가 드물고 또 복사기가 전혀 없던 시절, 나이 많은 한 악보필사가 하이든의 작품을 정서하면서 70세의 하이든 앞에서 나이 타령을 했습니다.
 “내가 이 나이에 남의 악보만 베껴주고 살아야 한다니, 참.”
 하이든이 대답했습니다.
 “여보게, 오래 사는 비결이 뭔 줄 아는가? 늙는 것이 오래 사는 유일한 길이란 걸 알아두게나.”
  정말이지 죽을 때까지 젊음을 유지한다는 것은 젊어서 죽어야 한다는 의미 아닌가? 오래 살려면 늙어서 죽어야 합니다. 모차르트가 단명한 이유는 젊어서 죽었기 때문입니다.


미하엘 하이든의 「레퀴엠」을 닮은 모차르트의 「레퀴엠」
  미하엘 하이든은 오늘날에는 일반인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잘츠부르크에서 활동하던 당시에는 형 요제프 하이든이나 모차르트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로 인정받는 작곡가였습니다. 모차르트가 빈으로 연주 여행을 떠난 1762년 잘츠부르크에 정착한 미하엘 하이든은 그 후 43년간 잘츠부르크에 거주하며 많은 종교음악을 묵묵히 작곡했습니다.  그리고 모차르트의 음악에도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미하엘 하이든의 작품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종교음악 「독일 미사 Deutsche Messe」입니다.
  모차르트의 마지막 작품인 「레퀴엠 라단조 K.626」은 미하엘 하이든의 「레퀴엠 다단조 Requiem for The Death of Archbishop Siegmund in c minor)」와 매우 닮았습니다. 그런데 미하엘 하이든의 작품은 1771년에 작곡되었고, 모차르트의 작품은 1791년에 작곡되었습니다. 그러니까 미하엘 하이든의 작품이 20년 더 먼저 탄생한 것이지요. 모차르트의 「레퀴엠 라단조」 외에도 「주피터 교향곡」의 최종 악장 역시 미하엘 하이든의 곡과 매우 비슷합니다.
  혹시 모차르트는 미하엘 하이든의 작품을 훔쳤거나 베꼈거나 참고했던 것일까요?
모차르트의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Johan Georg Leopold Mozart, 1719~1787)는 잘츠부르크에서 미하엘 하이든의 재능을 높이 평가했고, 그의 작품을 본보기로 모차르트에게 연습을 시켰다고 합니다. 따라서 미하엘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관계는 스승과 제자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또한 모차르트는 음악을 기억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났습니다. 그의 뛰어난 모방력이 바로 창의력의 밑바탕이 돼준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모차르트에게 그가 하이든의 멜로디를 하나 표절한 것을 지적했습니다. 이에 모차르트가 웃으며 대답했다고 합니다.
 “하이든의 이 멜로디가 너무 아름다워서, 그걸 더 좋게 변형할 수가 없겠더라구요.”
여기에서의 하이든이 요제프 하이든인지 미하엘 하이든인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모차르트의 스승, 하이든
  하이든은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스승이었습니다. 하이든과 모차르트가 처음 만난 것은 1781년 고트프리트 판 슈비텐(Gottfried van Swieten, 1733~1803) 남작의 주선으로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음악을 듣기 위한 자리에서였습니다. 모차르트는 처음부터 하이든에게 강한 인상을 받았으며, 하이든 역시 일찍이 성공한 젊은 작곡가의 재능을 인정하고 스무 살이 넘는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모차르트는 하이든의 충고와 비판을 언제나 겸허하게 받아들였으며, 하이든의 의견을 그 누구의 말보다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모차르트는 1781년부터 1785년에 걸쳐 작곡한 6개의 현악 사중주곡을 하이든에 대한 존경심의 표현으로 「하이든 사중주곡」이라는 제목으로 출판했습니다.
  두 사람의 나이를 초월한 우정은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계속 되었는데, 1791년 하이든이 모차르트에게 런던에 함께 가기를 권했지만 모차르트는 다가올 자신의 죽음을 직감한 듯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파파, 나는 두려워요. 이것이 우리들의 마지막 이별이 될 것 같아요.”
모차르트의 타계 소식을 들은 하이든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친구들은 종종 내가 뛰어나다고 말하지. 하지만 모차르트는 내 위에 서 있네.”

 

•파파 하이든
  바흐와 헨델을 통해 최고의 절정기로 치닫던 바로크 음악의 불꽃이 꺼져갈 무렵, 빈 음악계에 등장한 하이든은 고전주의(classicism)의 토대를 쌓으면서 서양음악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만약 고전주의 음악가의 표상이자 전형으로서의 하이든이 없었다면 음악의 천재 모차르트나 음악의 성인 베토벤은 고전음악의 기초공사를 위해 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만 했을 것입니다. 따라서 요제프 하이든은 고전주의 음악가의 표상이자 전형으로서 모차르트나 베토벤의 스승이었고 그들의 앞길을 열어준, 훌륭한 인품을 가진 음악가였습니다.
  그는 또한 아랫사람의 고충을 알아주고 그들 편에 설 줄 알았던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인물이어서 ‘파파 하이든 Papa Haydn’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는데, 이 말 속에는 주변 인물들이 그에게 보낸 존경과 사랑의 마음이 듬뿍 담겨 있습니다.

 

•음악의 개혁가 하이든
  고전음악의 형식을 완성시키고, 108개의 교향곡을 작곡한 공로로 ‘교향곡의 아버지 Father of The Symphony’라는 별칭을 듣는 하이든은 현악 사중주를 74곡이나 작곡한 덕분에 ‘현악 사중주의 아버지 Father of The String Quartet’라 불리기도 합니다. 하이든은 거의 평생을 에스테르하지 가(House of Esterhazy)에 종속되어 전근대적인 인생을 살았지만, 음악가로서만큼은 시대를 이끌어가는 개혁가였습니다. 음악 역사에 있어 고전주의라는 사조의 이름이 붙여진 이유는 당시의 음악이 이전의 바로크나 이후의 낭만음악에 비해 보다 논리적이고 질서정연한 스타일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 현악4중주 Op.64-5 '종달새' 1악장 듣기 click 
  고전주의가 생겨난 때는 근대 시민사회의 성립기이자 계몽주의 시대였는데,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성적인 사고와 합리성을 추구한 계몽사상의 정신이 잘 반영된 것이 바로 하이든의 음악입니다. 괴테가 “하이든의 음악은 진실을 노래하는 이상적인 언어다”라고 한 말 역시 그의 계몽주의적 음악관을 대변하는 것입니다. 진정한 주제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던 바로크 음악과는 달리 하이든은 명확한 주제를 제시했으며, 이를 논리적으로 전개시켜나감으로써 연주자나 청중에게 음악 양식의 변화에 주목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것은 계몽주의 시대로 나아가는 시기에 하이든이 보여준 시대정신의 반영이었습니다.   *** 하이든 피아노 소나타 F장조 hob. XVI:23 듣기 click 

 

[1월] 음악탐구

 

현대 음악의 아버지 바흐와 그 아들들

- CEO를 위한 클래식 작곡가 에피소드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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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ann Sebastian Bach, 1685~ 1750

바흐는 모든 음악의 시작이며 끝이다.

- 막스 레거

 

•‘바흐’가 아니라 ‘바다’라야 마땅하다
 현대 음악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의 성 ‘바흐(Bach)’는 독일말로 ‘시내’ 혹은 ‘실개천’이라는 뜻입니다.
어느 날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은 대선배 바흐의 곡을 이리저리 검토하다가 너무나 훌륭하여 이렇게 감탄하며 외쳤습니다.
“Not Bach, but Meer* should be his name!”
* 독일어로 Meer는 바다라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베토벤의 말을 우리말로 바꾸면 이렇습니다. “(요한 제바스티안)의 성이 ‘실개천’이라니 당치도 않아, 그의 성은 ‘바흐’가 아니라 ‘바다’가 되어야 마땅해!”

 

•바흐는 눈을 감는 날에도 감사의 노래를 불렀다
 1749년 봄, 64세의 바흐는 뇌졸중 발작과 함께 시력이 눈에 띠게 약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바흐는 당시 유명한 안과의사에게 수술을 받고 오랜 회복기를 거친 후 눈에서 붕대를 풀었습니다. 침대에 둘러서 있던 자녀들이 바흐에게 물었습니다.
 “아버님, 뭔가 보이세요?”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바흐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모든 것이 주님의 뜻대로 되었단다.”
가족들이 수술이 잘 된 것으로 안도의 숨을 쉬는 순간, 곧이어 바흐가 말했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구나!”
 바흐가 앞으로 영원히 볼 수 없다는 사실에 그의 가족은 큰 슬픔에 잠겼습니다. 그때 바흐는 오히려 자녀들을 위로하면서 자신이 작곡한 찬송가 145장 3절을 하나님께 감사의 찬송으로 불렀다고 합니다.

“나 무슨 말로 주께 다 감사드리랴/끝없는 주의 사랑 한없이 고마워/보잘것없는 나를 주의 것 삼으사/주님만 사랑하며 나 살게 하소서”
  1750년 7월 28일 밤 8시 45분경, 바흐는 65세로 일생을 마쳤습니다. 그의 곁에서 두 번째 부인 안나 막달레나와 그의 아들들이 임종을 지켜봤습니다.
 바흐가 죽은 후 그의 가족들은 이리저리 흩어졌고, 수많은 악보도 분실되거나 손상된 채 그의 이름은 세상 사람들의 귀에서 점점 멀어져 갔습니다. 그러나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 1809~1847)을 비롯한 후세 사람들의 끈질긴 노고에 힘입어 바흐는 다시 햇빛을 보게 되었고, 모든 곡들이 연주회장의 레퍼토리로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바흐의 음악 작품들이 인류의 가장 귀중한 보물로 대접받고 있는 이유는 그가 써낸 음악들이 인류의 정신사적 흐름을 가장 농밀하게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고, 항상 종교적 구도의 길을 버리지 않았던 생활관과 음악관이 사람들에게 공감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바흐는 인류가 아는 가장 고귀한 음악가였습니다.

 

•바흐의 작품
  음악의 아버지라 일컫는 바흐는 후기 바로크 시대의 헨델과 쌍벽을 이루는 작곡가이자 오르가니스트였으며, 성가대 지휘자로 일생을 보낸 당대뿐만 아니라 인류 음악사상 가장 위대한 음악가입니다. 그의 작품은 모두 18세기 초반과 중반에 만들어졌는데, 풍부한 선율과 절묘한 대위법으로 다성음악(polyphony)의 최고 경지에 도달했습니다. 
  바흐는 평생 1,000곡 이상을 작곡했다고 하는데, 300여 곡의 교회 칸타타(지금은 200곡 정도만 남아 있음)와 24곡의 세속 칸타타, 7곡의 모테트와 12곡의 미사곡, 마니피카트, 4곡의 수난곡 및 오라토리오, 81개의 오르간곡, 116개의 클라비어, 39개의 실내악곡, 29개의 협주곡과 관현악곡 등을 작곡했습니다.

 

•바흐의 장남 빌헬름 프리데만 바흐
  바흐는 작품도 많이 생산했지만, 두 번의 결혼 생활에서 자녀들도 무려 20명을 생산했습니다. 바흐는 처음에 육촌 누이인 마리아 바르바라와 결혼했습니다. 이 행복한 결혼 생활은 13년밖에 지속되지 못했지만, 두 사람은 힘을 합해 재능이 풍부한 두 아들, 장남 빌헬름 프리데만(Wilhelm Friedeman, 1710~1784)과 차남 칼 필리프 에마누엘(Carl Phillip Emanuel Bach, C.P.E. 바흐, 1714~1788)을 낳았습니다.
  장남 빌헬름 프리데만 바흐는 창조력이나 표현력이 뛰어났습니다. 그러나 괴팍한 성격 때문에 자주 집중력과 침착성을 잃어, 세상과 인연을 끊은 우울한 몽상가가 되었습니다. 프리데만 바흐가 할레에서 주일예배에 얼굴을 내민 적이 있었는데, 눈을 내리뜨고 생각에 잠긴 채, 마리아 교회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는 계속해서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예배당 한가운데를 지나, 그대로 반대쪽 문을 통해 나가버렸습니다. 

 

•C.P.E. 바흐와 ‘영국의 바흐’로 불린 J.C. 바흐
  차남 칼 필리프 에마누엘, 막내 요한 크리스티안(Johann Christian Bach, 1735~1782, J.C. 바흐)도 뛰어난 음악가로서 바흐의 가문을 빛나게 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칼과 요한은 성격이 매우 달랐습니다. 요한 크리스티안에게 한 친구가 물었습니다.
 “형 칼 필리프 에마누엘은 진지한 대작을 쓰려고 노력하고, 언제나 성의 있게 작품을 쓰는데, 당신은 왜 그런 노력도 하지 않고 돈만 낭비합니까?”
그에 대한 요한 크리스티안의 대답이 걸작입니다.
 “일리가 있는 지적일세. 하지만 우리 형은 작곡하기 위해 살지만, 난 살기 위해 작곡하거든.”
  바흐의 두 아들은 바로크와 고전주의 사이의 공백을 메웠습니다. 바이마르에서 태어난 C.P.E. 바흐는 음악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1738년 (왕자 시절) 프러시아의 프레데리크 대제(Frederick The Great, 1712~1768)의 건반악기 연주자로 일했습니다. 그는 텔레만의 후임으로 함부르크의 음악감독을 맡게 된 1767년까지 계속 베를린에 살았습니다. C.P.E. 바흐는 200여 개의 건반악기 소나타로 유명한데, 이 곡들은 소나타 형식의 발전에 큰 공헌을 했습니다. 그의 신포니아, 협주곡, 그리고 플루트 소나타는 오늘날에도 자주 연주되고 있습니다.
바흐의 막내아들 J.C. 바흐는 이탈리아에서 공부하고 거기서 오페라 작곡가로서 활동을 시작했으나 1762년 런던으로 건너가 평생을 살면서 ‘영국의 바흐’라는 별칭을 얻었습니다. 그는 런던 킹스 극장의 작곡가로 시작해서 나중에는 여왕의 음악감독으로 일했습니다. 그의 오페라는 별로 성공적이지 않았지만 기악곡들, 특히 신포니아와 40여 개의 피아노 협주곡 등은 나중에 런던에서 만난 8세의 모차르트는 물론 하이든과 베토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 정신없는 바흐

1720년 7월 7일,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는 자신의 육촌 누이이기도 했던 첫 부인 마리아 바르바라(Maria Barbara, 1684~1720)와 사별했습니다. 바흐는 슬픔을 억누르기 위해 자기 방에 틀어박혀 일에 몰두하는 동안 아무도 만나주지 않았습니다. 그때 장의사가 찾아와 문을 두드리며 장례비를 달라고 했습니다. 집안일이라면 모두 부인이 처리하는 데 익숙했던 바흐가 무심결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집사람한테 달라고 해요!”

 

•바흐 이전의 작곡가들, 비발디와 텔레만
  바흐 이전에도 많은 작곡가들이 활동했습니다. 「사계(四季)」로 유명한 비발디(Antonio Vivaldi, 1678~1741)는 베네치아의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조반니 바티스타 비발디의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가 큰 지진에 놀란 바람에 칠삭둥이로 태어난 그는 어릴 때부터 여러 병을 앓으면서 간신히 성장했다고 합니다. 15세 때 하급 성직자가 된 비발디는 25세 때 서품을 받아 사제의 길로 들어섰고, 그해 9월 베네치아의 피에타 여자 양육원의 바이올린 교사로 취임했습니다. 비발디의 음악이 대체로 아름답기는 하지만 다소 나약하다는 평을 듣는 이유가 이 당시 여자아이들을 위해 쓴 곡이 많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비발디가 워낙 작품을 많이 썼기 때문에 사실 비슷비슷하게 들리는 곡들이 여러 곡 있습니다. 스트라빈스키는 비발디에 대해 “똑같은 음악을 100곡이나 쓴 사람”이라고 평했습니다. 그러나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는 7세 연상인 비발디의 현악 합주곡 몇 곡을 건반악기용으로 편곡했습니다.
 비발디는 나중에 오페라 흥행 사업에 손을 댔으며, 여가수와 염문을 뿌렸고, 또 낭비벽이 심해서 갖가지 일화를 남겼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사람들의 빈축을 사 고향에서 쫓겨나다시피 한 비발디는 각지를 전전하다가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객사해 그곳의 빈민 묘지에 묻혔습니다. 비발디 생전에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비발디는 바이올린 주자로서는 만점, 작곡가로서는 그저 그런 편이고, 사제로서는 영점이다.”
  비발디보다 3년 후에 태어난 텔레만(Georg Philipp Telemann, 1681~1767)은 프로테스탄트 목사 집안에서 태어나 독학으로 음악을 공부했습니다. 그의 자서전에 의하면 2주 동안 받은 클라비어 레슨 외에는 따로 음악 교육을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1701년 텔레만은 모친이 바라는 대로 라이프치히 대학에 입학하여 법률을 공부하던 중 성 토마스 교회에서 연주된 그의 곡이 라이프치히 시장으로부터 주목을 받아 격주로 주일예배용 곡을 작곡하는 등 학생이면서 음악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1733년 출판된 기악곡집 「타펠 무지크(식탁 음악)」는 독일뿐만 아니라 북유럽, 러시아, 영국, 프랑스로부터 연주 요청이 쇄도하여 국제적 명성을 얻었습니다. 텔레만의 음악에 대한 오늘날의 평가는 동시대의 작곡가인 바흐와 헨델에 비해 그다지 높지는 않지만 최근 들어 다채로운 악기 편성의 합주곡, 관현악 모음곡, 실내악곡을 중심으로 부흥하고 있는 중입니다.

 

•바흐에 대한 찬사
“바흐는 하늘에서 부르는 대로 악보를 받아 적었다.” 바흐의 두 번째 부인 막달레나
“바흐는 모든 음악의 시작이며 끝이다.” 막스 레거
“바흐를 집중해서 계속 들은 뒤에 베토벤의 음악을 듣게 된다면, 베토벤의 음악은 마치 일종의 경음악을 듣는 듯한 느낌이 들것이다.” 아도르노(철학자)
“바흐는 사랑스러운 음악의 신이다.” 드뷔시
“바흐는 음악의 예수이다.” 예후디 메뉴인(바이올리니스트)
“샤콘(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제2번 중 제5곡)은 가장 경이적이며 무한한 신비를 지닌 음악 작품입니다.” 브람스(1877년 6월 클라라 슈만에게 보낸 편지에서)
*** ▶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관련 동영상 보러가기 Click
*** ▶ Bach-Busoni - Chaconne BWV 1004 동영상 동영상 보러가기 Click
“바흐는 화성(和聲)의 아버지이다.” 베토벤
“바흐의 평균율은 구약성서, 그리고 베토벤의 소나타는 신약성서이다.” 한스 폰 뷜로
*** ▶ 바흐 평균율 관련 동영상 보러가기 Click

  멘델스존은 1829년 3월 바흐의 「마태수난곡」을 거의 백년 만에 지휘했는데, 이것이 계기가 되어 바흐의 르네상스 시대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 ▶ 마태수난곡 관련 동영상 보러가기 Click
 
  바그너는 가장 비(非) 바흐적으로 보이는 작곡가임에도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바흐는 모든 시대의 가장 놀랄 만한 수수께끼 같은 인물이다. 바흐의 음악은 가장 놀랄 만한 기적이다.” 
“바흐로 돌아가자!” 스트라빈스키
“바흐는 12음렬 음악의 선구자이며, 바흐의 음악은 그 최대한의 완전함을 획득하였는데, 베토벤도 하이든도 그리고 가장 완전함에 접근한 모차르트조차도 끝내 바흐와 같은 완전함에는 도달할 수 없었다.” 쇤베르크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의 모든 사라방드(Sarabande)는 포르노다.” 앙드레 나바라
“만일 베토벤이 인간 중의 거인이라면, 바흐는 바로 신의 기적이다.” 로시니
“노년의 바흐 속에서 청춘의 샘이 다시 솟구치기 시작했다.” 알프레드 아인슈타인(음악학자, 1880~1952,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친척)

 

[12월] 음악탐구

Beethoven Violin Sonata No.9, Op.47, in A Major ‘Kreutzer’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크로이체르

-깊이 있게 듣는 클래식 -

 

“역사적으로 보면 베토벤의 작품은 그전 시대의 성취를 기초로 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외부적인 조건과 자신의 천재적인 재능으로서 그는 유산을 변모시켰으며 낭만주의 시대의 여러 특징을 이루는 근원이 되었다. 그러나 그 자신은 고전적이지도 낭만적이지도 않다. 그는 베토벤이며 그의 모습은 두 세기에 발을 디디고 있는 거인상처럼 우뚝 솟아 있다.”

D.J. 그라우트

 

서양음악사에서 베토벤처럼 자기 개성이 뚜렷한 음악가도 아마 드물 것이다. 베토벤은 고전주의 시대 말기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음악가이며, 동시에 낭만주의 시대의 문을 연 장본인이기도 하다. 세기적인 음악의 천재이며 서양음악사의 한 장을 기록한 위대한 작곡가로서 베토벤은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자기만의 세계를 이룩해 놓았다. 그라우트의 말처럼 베토벤은 어느 한 시대에 속하는 것을 거부하고 자기 자신만으로서 하나의 거대한 봉우리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베토벤은 하이든과 모차르트에 의해 완성된 고전주의 시대의 자산을 고스란히 자기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 자산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더욱 풍요롭게 발전시켜 결국에는 낭만주의 시대의 새로운 문을 열게 되었다.
  그의 음악은 괴테나 실러에 의해 표현된 인간주의 정신의 힘이 강하게 느껴지며, 프랑스 혁명을 통해 구체화된 개인의 자유와 존엄성에 대한 관심이 나타난다. 베토벤의 음악 속에는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철학이 드러나고 있으며, 그것을 토로하는 방식은 그 이전 시대의 어느 누구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강렬하다. 그는 음악을 통해 언어의 도움 없이 자신이 믿고 추구하는 바를 담아내고 있다. 그래서 그의 음악 속에는 자기 자신의 삶이 숨 쉬고 있다.
  베토벤은 고전주의 시대를 마무리 지은 사람이고, 스스로가 낭만주의자임을 표방한 적은 없었으나 개인적인 기질로 인해 낭만주의의 선구자로 일컬어진다. 그는 음악을 자기표현의 방법으로 삼았는데, 자신의 삶과 철학을 토로하는 과정에서 낭만주의적인 특징들이 드러나게 되었다. 하지만 주관적 성격이 강한 작품에 있어서도 그 곡을 뒷받침하는 기둥은 ‘고전적 요소’였다.
  베토벤의 음악은 형식미가 뛰어나고 각 부분과 부분 사이에 유기적인 연결감이 어우러져 작품에 통일성을 부여하고 있다. 그의 작품 안에서 여러 가지 혁명적인 요소들은 고전적인 구성미를 바탕으로 베토벤 특유의 음악적 언어를 구사한다. 그의 음악은 자유롭고 충동적이고 신비스런 악마적 정신에 휘말려들면서도 그 외형적인 형식에 있어서는 흐트러짐을 허용하지 않는다. 베토벤은 음악적 구조와 절제를 소중하게 여기고 있었고 기본적으로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아들’이었던 것이다.
  베토벤의 작품은 그 양식과 연대기를 기초로 하여 흔히 세 개의 시기로 나뉘는데 그의 낭만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은 중기의 작품들이다. 이들 작품들을 들어보면 어떤 악마적인 힘이 느껴지면서 두려움, 외경, 공포, 고뇌 따위의 감정들이 움직이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베토벤의 음악은 낭만주의의 본질인 무한한 동경을 일깨우므로 이런 의미에서 그는 낭만주의의 선구자로서 교량적인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베토벤 음악의 낭만성은 고난에 찬 삶의 역정과 굳게 연결되어 있다. 그의 삶은 수많은 역경과 고난의 연속이었다. 생활은 그에게 너무나 힘든 짐이었고, 사랑은 실패를 거듭했으며, 무엇보다도 고질적인 귓병이 언제나 그를 괴롭히고 있었다. 음악가로서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치명적인 상처로 작용했다. 1814년(44세)이래로 그는 완전한 귀머거리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백절불굴의 투지로써 이러한 난관들을 극복하는 영웅적 기백을 보여 준다. 베토벤의 음악에는 고난과 극복의 역사가 숨쉬고 있고, 그는 결국 승리의 찬가를 부르며 개선한다. 위대한 예술성이 고통을 디디고 일어나 비할 바 없는 아름다운 악곡들로 다시 태어났던 것이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9번 ‘크로이체르’는 그의 바이올린 소나타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으로 손꼽힌다. 이 작품은 1803년 5월에 완성되어 베르사유 태생인 명바이올리니스트 크로이체르에게 바쳐진 것이다.
  크로이체르 소나타는 규모가 장대하고 악상이 웅대해서 베토벤 특유의 영웅적 기질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보통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보면 바이올린이 주요한 역할을 맡고 피아노는 종속적인 위치에 머물러 있을 때가 많은데, 베토벤의 이 소나타는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서로 균형을 이루어 동등한 위치를 견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적이다. 이 작품에서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역할이 균등하게 배분되어 있어서 양자가 동등한 입장에서 긴밀한 협력을 해야 하는 것이다.
  베토벤은 뛰어난 피아니스트였고 작곡가로서보다 피아니스트로서 먼저 활약했기 때문에 피아노라는 악기가 지닌 성질을 잘 이해했다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베토벤은 바이올린에 대해서도 충분히 익숙해질 계기가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바이올린의 기초 교육을 시킨 바 있었고, 그 뒤에도 프란츠 리스와 살리에리에게 계속 바이올린 레슨을 받았다. 그뿐 아니라 친구였던 바이올리니스트 이그나츠 슈판치히는 베토벤에게 바이올린이란 악기에 대해 여러 가지 유용한 지식들을 습득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래서 베토벤은 바이올린 작곡에 슈판치히의 충고를 곧잘 받아들였고, 이 같은 친분이 베토벤에게는 귀중한 자산이 되었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작품들은 파가니니와 같은 바이올리니스트에 의해 만들어진 악곡들처럼 기교 면에서 화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예술성이 뛰어나 하나하나가 주옥같은 작품들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모두 10개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만들어냈는데, ‘크로이체르’와 함께 제5번 ‘봄’ 등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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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지오 소스테누토-프레스토로 A장조에 3/4박자. 서주부를 붙인 소나타 형식으로 되어 있다.
서주부는 아다지오 소스테누토로 다음과 같은 무반주의 바이올린으로 시작된다( 마디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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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율은 아름답고 서정적이기는 하지만 다소 무거운 듯한 느낌을 준다. 어떻게 보면 비애감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베토벤 음악 특유의 서정성이 분위기를 압도하고 있다. 위의 선율은 곧이어 나오는 피아노에 의해 그대로 되받아진다(마디 5~8). 이어 두 악기는 마치 대화하듯이 서로 경쟁적으로 연주를 계속해 나간다. 바이올린과 피아노 파트가 잠시 무엇을 찾는 듯이 협주적인 노래를 계속하는 사이에 어느덧 분위기가 바뀌어 첫 번째 주제가 등장하게 된다(마디 18).
다음은 베토벤의 크로이체르 소나타의 제1주제부를 이루는 데 쓰인 선율이다(마디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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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기는 프레스토로 정열적인 움직임을 보여 주고 있다. 선율을 잘 뜯어보면 첫 부분의 하향하는 음형을 스타카토의 바이올린이 채워 올라가면서 균형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위의 선율은 서주부 때와 마찬가지로 곧이어 피아노에 의해 다시 반복된다(마디 27~36). 이처럼 주제를 반복하는 것은 주제의 인상을 더 강하게 특징지어 주는 역할을 한다.
첫 번째 주제가 제시된 뒤 피아노는 화려한 음형으로 피아노의 넓은 영역을 넘나들고, 굴곡이 심한 선율로 주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그 뒤를 따르는 선율은 뒤에 나올 제3주제를 예감하게 해 준다. 다음에 예로 든 선율을 기억해 두었다가 나중에 제3주제와 비교해 보면 흥미로울 것이다(마디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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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새로운 악상이 전개되어 나가는 듯하다가 피아노와 바이올린은 서로 경쟁하듯이 빠르고 힘찬 음형들로 제1주제부를 수놓아 나간다.
제2주제는 제1주제와는 달리 침착하여 편하게 쉬면서 안식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다음은 베토벤의 크로이체르 소나타의 두 번째 주제를 이루는 부분이다( 마디 89~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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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주제는 온음표들이 많이 사용되고 있어 첫 번째 주제와는 달리 느릿한 것이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제2주제는 짧은 아다지오 악구로 일단락을 짓고 있다.
두 번째 주제의 제시가 끝나면 분위기가 바뀌어 앞서 나왔던 것처럼 빠른 프레스토로 다그치듯 악곡이 전개되어 나간다. 여기서는 제2주제의 자취는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제1주제부의 음형들이 악곡을 지배하고 있다.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폭풍 치듯 전개를 계속해 나가는 중에 세 번째 주제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다음은 세 번째 주제를 이루는 선율이다(마디 144~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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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선율은 피아노로 연주되는데, 곧이어 바이올린에 의해 다시 한 번 반복된다. 여러 가지 면에서 제1주제의 음형을 연상시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새로운 주제라고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을 만큼 개성이 강하게 드러나 있다. 제3주제부에서도 예의 그 다그치는 듯한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주제의 제시가 끝나면(마디 193) 서주부를 제외한 제시부 전체가 다시 한 번 반복된다(마디 18~193). 제시부의 반복이 끝나면 곧이어 제3주제를 중심으로 발전부의 전개가 시작된다(마디 194). 이 부분에서는 바이올린이 매우 정열적으로 주제를 전개시켜 나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감정적 노출이라 생각될 만한 움직임은 눈에 띄지 않는다. 모든 움직임은 균형이 잡혀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절제감이 악곡의 평형성을 유지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발전부의 전개는 주로 제3주제를 가지고 이루어져 있지만 전개되는 과정에서 제1주제부의 특징적인 리듬이 악곡 전체를 지배한다. 이처럼 제1주제부의 음형을 계속 사용하는 것은 악곡에 통일감을 주고 또 각 부분간의 연결감을 느끼게 한다.
재현부(마디 323~599)는 첫 번째 주제가 피아노로 다시 돌아오면서 시작된다. 베토벤은 재현부를 구성하는 데 있어 제시부를 그대로 다시 한 번 반복하는 대신 자유롭게 변화를 가해 독특한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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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기는 안단테 콘 바리아치오니로 주제와 4개의 변주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2/4박자에 F장조.
주제는 가곡풍의 아름다운 노래로 다음과 같이 시작되고 있다(마디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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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선율은 피아노로 연주되는데, 곧이어 바이올린에 의해 되받아진다(마디 8~16). 처음 가락이 피아노에 의해 낮은 음부에서 시작되면 바이올린은 그 음정을 높이 하여 같은 가락을 노래하는 것이다.
두 번째 주제는 피아노에 의해 다음과 같이 시작된다(마디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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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새는 첫 번째 주제와 상이하지만 그것이 주는 느낌과 분위기는 매우 비슷한 것을 알 수 있다.
두 번째 주제가 끝나면 두 개의 주제는 다시 한 번 나타나게 되는데, 이번에는 조금 변형되어 있다(마디 27~46). 이 악곡은 마지막에 첫 번째 주제를 짧게 재현시키는 것으로 끝이 난다(마디 47~54).
첫 번째 변주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각기 반복된다(마디 1~8, 마디 8~27). 첫 번째 부분은 제1주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주제는 피아노 부분에 의해 다소 분명하게 드러나는데, 다음은 제1변주의 첫 번째 부분의 일부이다(마디 1~4).

10

제1변주의 주축을 이루는 음형은 피아노 반주와 바이올린 파트에 나타나는 16분음표이다. 이 16분음표는 셋잇단음으로 묶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제1변주의 두 번째 부분은 다음과 같이 셋잇단음표를 이용하여 주제가 은밀히 나타나도록 되어 있다(마디 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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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변주의 두 번째 부분은 제2주제의 선율을 주축으로 해서 만들어져 있다. 그러나 뒷부분에서는 다시 제1주제가 등장하여 악곡의 마무리를 하고 있다(마디 20).
  제2변주도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각기 반복되는 형식을 보이고 있다(마디 1~8, 마디 8~27). 제2변주는 일괄되게 32분음표의 음형이 나타나는데, 두 번째 변주보다 그 분위기가 고조되어 있음을 느낄 것이다. 주제의 모습은 피아노 부분에 숨겨져 있으나 그 가락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다음은 피아노에 나타나는 첫 번째 주제의 부분이다. 음악을 들으면서 주제 선율의 원래 모습이 어떻게 변형되어 있는지 살펴보자(마디 1~3).

12

제2변주의 두 번째 부분은 제2주제로부터 파생된 선율을 보유하고 있다. 다음은 제2변주에 나타난 두 번째 주제의 모습이다(마디 8~11).

13

그러나 제2변주도 제1주제를 마지막 부분에 다시 끌어들임으로써 마무리를 하고 있다(마디 20).
제3변주는 단조로 애절한 느낌을 준다. 앞서 나왔던 주제와 변주부가 F장조였던 것과 관련하여 제3변주는 F단조로 이루어져 있다.
제3변주도 크게 두 부분으로 각기 반복되고 있다(마디 1~8, 마디 8~27). 그러나 제3변주에서는 두 개의 주제가 희미하게 드러나기는 하면서도 그 모양새가 많이 변하여 주제를 알아듣기가 다소 힘들어진다.
다음은 제3변주의 첫 번째 부분의 일부이다. 원래 주제의 모습이 어떻게 변형되어 있는지 주의를 기울여보자(마디 1~3).

 

15

제3변주의 두 번째 부분도 제2주제를 끌어들여 시작하고 있다. 다음 악보를 보면 제2주제의 모양새가 많이 변화되어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마디 8~11).

16

제3변주의 두 번째 부분도 마지막에 제1주제를 끌어들임으로써 악곡을 마무리 짓고 있다(마디 20).
제4변주는 장식음들을 많이 사용하여 마지막 변주를 화려하게 끝맺는다. 그 형식과 구조는 앞서 나왔던 주제와 변주들에 비교해 볼 때 매우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그리고 주제의 원래 모습을 찾아내기도 상당히 힘드는데, 그것은 주제 선율들이 분산되어 많은 장식음들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첫 부분에서는 선율의 윤곽이 매우 뚜렷하게 드러나 있다. 다음은 제4변주의 첫 부분을 이루는 선율이다. 많은 장식음을 동반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주제 선율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다(마디 1~3).

17

위의 선율은 먼저 피아노로 연주되는데, 이때 바이올린은 쉬고 있다가 잠시 후에 피치카토로 합류하게 된다. 피치카토로 주선율에 감칠맛을 더해주던 바이올린은 곧이어 주선율을 노래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마디 8).
제4변주는 주제가 자유로운 전개를 해나감으로써 그 규모가 많이 확대되어 있다. 베토벤은 과연 악성다운 면모를 드러내면서 주제들을 재미있게 다루어 악곡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맺는다.

18

 

프레스토로 빠른 소나타 형식이고 A장조에 6/8박자이다.
베토벤의 <크로이체르 소나타>의 끝곡은 원래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의 마지막 악장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는데, 베토벤이 매우 조급하여 <크로이체르 소나타>의 마무리곡으로 가져다 쓴 것이라 한다. 그러나 곡의 구성이나 분위기가 빌려다 쓴 것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잘 어울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악곡의 첫 시작은 피아노가 A장조의 으뜸화음을 박력 있게 울림으로써 주제의 개시를 알리게 된다. 피아노의 여음이 사라지면서 나타나는 첫 번째 주제는 다음과 같은 모양새를 갖춘다(마디 1~10).

19

무곡 타란텔라의 리듬적 특징이 살아 있어 뛰어오르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 약동하는 리듬은 악곡 전체를 지배하면서 질주하듯 달려 나간다. 특히 강박에 포르티시모가 주어져 있어 리듬을 훨씬 탄력적으로 만든다.
위에서 보는 것 같은 주제 선율은 뒷부분에서 음정을 달리 하여 다시 그 모습을 드러내는데(마디 28, 마디 62) 이처럼 같은 주제가 음정을 달리하거나 악기를 바꾸어서 재등장하는 것은 서양의 클래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제1주제부는 앞서 나왔던 주제의 선율에서 선보였던 음형들로 구성되고 있다. 여기서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서로 경쟁하듯 연주를 해나가는데, 그 열기가 더해져 음악이 한층 더 활기를 띠고 있는 것 같다.
제1주제부가 끝나면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면서 제2주제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다음은 베토벤의 크로이체르 소나타 제3악장을 이루는 데 쓰인 두 번째 주제이다( 마디 127~133).

20

위의 선율은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함께 연주하는데, 제1주제와는 전혀 달리 애상적인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또 여기서는 박자가 2/4박자로 바뀐다.
제2주제가 끝나면 예의 그 뛰는 듯한 리듬의 음형이 계속 나오다가 제시부가 끝이 난다. 제시부는 제1주제를 효시로 다시 한 번 그대로 되풀이된다(마디 1~178).
발전부는 제1악장의 발전부와는 달리 제1주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여기서는 앞서 나왔던 첫 번째 주제가 여러 가지 방식으로 다루어진다.
재현부는 첫 번째 주제가 다시 나타남으로써 이루어진다(마디 290). 첫 번째 주제에 이어 두 번째 주제까지 그 모습을 다시 보여 주면서 코다를 마지막으로 모든 악곡은 마무리된다.

 

[11월] 음악탐구

S. Bach Orchestral Suite No.1~4, BWV 1066~1069

바흐 관현악 모음곡

-깊이 있게 듣는 클래식 -

 

 바흐의 위대함은 기존의 음악적 전통을 자신만의 독창적인 방법으로 다루어냈던 데서 찾아볼 수 있다. 바흐는 바이마르 공의 예배당 궁정 오르가니스트로 재직하던 시절, 이탈리아 작곡가들의 음악에 흥미를 가지고 자기 나름의 방법으로 열심히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가 다른 작곡가들을 공부하는 방식은 그들의 음악을 그대로 베끼거나 편곡하는 것이었는데, 그 결과 자신의 양식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바흐의 연구 대상이 되었던 이탈리아 작곡가들은 그에게 간결한 주제를 쓰는 법을 가르쳤을 뿐 아니라 화성 구조에 있어 명료성을 기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그 이후 바흐의 주제는 계속적인 리듬의 흐름을 타고 큼직큼직한 형식의 구조 속에서 발전되어 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같은 발전은 이태리적 성격과 독일적인 성격이 융합되어 나타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질은 바흐 자신이 지니고 있던 풍요로운 상상력과 대위법적인 기교에 힘입어 그 누구의 것도 아닌 고유한 양식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해 주었던 것이다.
  바흐는 작품을 만들어 낼 때 전통적인 대위법적 작법에 기반을 두고 있었지만, 여기에 화성적인 수법을 가미시켜 그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을 창출해냈다. 베토벤은 바흐를 가리켜 ‘화성의 아버지’라고 말한 적도 있었는데, 이는 바흐의 화성음악적 수법이 얼마나 뛰어났었는가 하는 것을 잘 보여 준다.
  바흐의 음악 안에서는 화성과 대위법, 선율과 다성음악이라는 서로 상반되는 원칙들이 서로 만족스러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이 같은 기교적인 완숙함 속에서 18세기 초에 통용되던 허다한 양식들이 통합되어 거대한 건축물을 형성한다. 서양음악사의 큰 줄기 안에서 바흐가 차지하고 있는 핵심적인 위치는, 그가 바로크 말기의 전성을 이루었다는 역사적 중요성을 넘어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세계를 창출해 냈다는 데서 찾아볼 수 있다. 바흐의 음악세계는 그 어느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고유한 것으로 주제의 개성적인 면모나 무궁무진한 음악적 착상들, 화성적인 작법과 대위법적인 기교의 만족스러운 화해, 형식에 있어 투명성과 명료성을 다양한 용법 속에 융합해 냈던 위대한 음악성 등은 그가 아니었다면 이룰 수 없었던 영역이다.
  바흐는 관현악 작품으로 쓰인 모음곡을 4개 남겨 놓고 있는데, 이 중에서도 제2번과 제3번은 특히 잘 알려져 있다. 이 작품들은 규모가 장대한 프랑스풍의 서곡으로 당시의 고전 모음곡들이 그러하듯이 전주곡 혹은 서곡을 시작으로 몇 개의 춤곡들을 하나로 묶어 놓은 것이다. 그 춤곡의 수나 유형은 모음곡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전형적인 유형은 알라망드, 쿠랑트, 사라방드, 지그 등 4개의 춤곡이 순서대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사이에 가보트나 미뉴에트, 부레, 파스피에, 루르 같은 형식도 끼어들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형식들은 반드시 춤곡의 성격을 갖지 않을 수도 있다. 이것은 모음곡이 점차로 무용음악적 성격을 벗어나 순수 기악곡 형식으로 정착하게 되는 발전 과정이다.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은 그가 쾨텐에 머무르고 있을 때 만들어진 것으로 각 작품마다 편성법이 다르기는 하지만 현악 4중주를 중심으로 몇 개의 관악기를 곁들이고 저음에 쳄발로를 배치하고 있다. 4개의 모음곡 모두가 조촐하고 아담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는데, 그 표정이 밝고 명랑하여 춤곡이 지니니 즐거운 표현성이 드러난다. 오늘날 남아 있는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 악보에는 ‘서곡’이라는 표제가 붙은 것을 볼 수 있다. 모음곡에 ‘서곡’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는 것이 요즈음 사람들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일지 모르지만 당시에는 ‘서곡’이나 ‘신포니아’라는 용어들이 오늘날과 같이 명확한 개념을 지니지 않은 상태에서 통용되고 있었기 때문에 모음곡 작품에도 ‘서곡’이라는 명칭을 붙여 전체를 가리키고 있는 것으로 알아두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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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은 C장조로 되어 있다. 모두 일곱 개의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작품 사이에 조성 변화가 없는 것이 바로크 시대의 모음곡이 지닌 특징 중의 하나이다.
첫 번째 곡은 서곡으로 바흐가 전형적으로 사용했던 프랑스풍의 서곡이다. 서곡의 시작은 다음과 같이 느리고 장중한 그라베로 시작된다(마디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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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하나의 긴 선율이 실을 뽑아내듯이 길게 이어지고 있는데, 이 같은 선율 작법은 바로크 시대의 고유한 것으로 ‘포르트슈피눙(Fortspinnung)’이라 부른다.
그라베의 제1부는 그대로 다시 한 번 반복된다(마디 1~17).
중간부는 경쾌한 비바체이지만, 그라베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절도감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중간부는 푸가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그 뒤에 다시 최초의 그라베가 돌아와서 세도막 형식을 이루고 있다(마디 98). 다시 돌아온 그라베의 선율은 첫 번째 것과 동일하지는 않다.
두 번째 곡 쿠랑트는 프랑스어로 ‘달려간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질주하는 듯한 빠른 속도감은 느껴지지 않지만 부점을 지닌 음형을 주조로 하여 리듬에 탄력성을 부여하고 있다. 오보에 두 개와 제1바이올린이 계속 유니슨으로 주선율을 노래하고 있는데, 전체적인 구성은 짧지만 짜임새 있는 세도막 형식으로 구성되었다.
다음은 첫 번째 부분을 이루는 선율의 일부이다. 이 춤곡의 리듬적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마디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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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부분은 그대로 다시 반복된다(마디 1~8).
세 번째 곡은 두 개의 가보트로 이루어졌다. 각 가보트는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각각 반복되는데, 첫 번째 가보트(마디 1~24)는 전체 관현악이 함께 선율을 노래하는 데 반해 두 번째 가보트(마디 25~48)는 오보에가 중심이 되어 가락을 이끌어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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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춤곡은 포를란느(북이탈리아 기원의 춤곡으로 6/4 또는 6/8박자. 즐거운 느낌을 주며
지그와 비슷하다)로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뱃사공을 연상시키는 악곡이다. 단순한 두도막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부분은 반복된다(마디 1~8, 마디 8~24). 다음은 포를란느를 이루는 두 개의 선율이다. 두 선율의 성격이 서로 닮아 있음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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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곡은 두 개의 미뉴에트로 이루어져 있다. 두 번째 곡 가보트의 경우에서처럼 두 번째 미뉴에트가 끝나면 제1미뉴에트가 반복된다. 다음은 미뉴에트의 각 부분을 이루는 선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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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미뉴에트는 두 개의 부분으로 나뉘는데, 각각이 그대로 다시 한 번 반복된다.
  제6곡은 부레로 프랑스에서 기원한 유쾌한 농부의 춤곡이다. 이번 곡도 두 개의 부레로 나뉘는데, 제1부레가 반복되어 제2부레는 중간부의 역할을 하게 된다(마디 24~48). 이번 곡에서도 각 부레는 두 부분으로 나뉘면서 각 부분이 반복되는 양태를 띠고 있다.
일곱 번째 곡은 파스피에로 그 구조적 특징은 앞서 나왔던 악곡들과 대동소이하다. 두 개의 파스피에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기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반복된다. 두 번째 파스피에가 끝나면 제1파스피에가 반복되어나가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다음은 일곱 번째 곡 파스피에를 이루는 데 쓰인 선율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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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을 포함하여 모두 일곱 개의 악곡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조성은 B단조이다.
첫 번째 곡은 프랑스풍 서곡으로 제1번 때와 마찬가지로 느리고 장중한 그라베로 시작하여 경쾌한 알레그로를 지나, 다시 느리게 하여 끝맺음을 하고 있다. 플루트의 맑고 투명한 음색이 특징적인 악곡으로 그 음색적 효과가 뛰어나다. 다음은 서곡을 시작하는 첫 번째 선율이다(마디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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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가락은 장식적인 음형이 대단히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데, 아래에서 보는 것과 같은 알레그로의 부분과 매우 상이함을 알 수 있다(마디 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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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그로 부분이 끝나고 다시 나타나는 그라베의 선율은 첫 번째 선율과 그 성격은 비슷하지만 꼭 같지는 않다.
두 번째 악곡은 경쾌한 알레그로의 론도로 가곡풍의 가락을 낀 론도 주제가 여러 번 반복되어 나타난다. 다음은 처음으로 나타나는 론도의 주제이다(마디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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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제는 곧바로 변화 없이 그대로 반복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모습을 다시 드러내게 된다(마디 44~52).
세 번째 곡은 사라방드이다. 바흐는 춤곡인 사라방드를 일종의 가곡에 가깝게 취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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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악곡은 두 개의 부레로 이루어져 있다. 제2부레 이후 제1부레가 다시 반복되어 제2부레는 일종의 트리오처럼 취급되고 있다(마디 24~36). 두 개의 부레는 각기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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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곡은 폴로네즈로 클래식에 조금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음직한 가락이다. 폴로네즈는 원래 폴란드의 춤곡인데, 차츰 예술적인 악곡 형식으로 정착하게 된 것이다.
이 곡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전반부는 주제로 플루트와 제1바이올린이 선율을 노래하고 후반부는 두블(18세기에 행해진 변주의 일종으로 화성의 골격은 그대로 두고 비교적 단순한 선율적 장식을 나타낸 것을 말한다)로서 플루트가 주제를 화려하게 장식하여 기교를 부리고 있다. 두블이 끝나면(마디 13~24) 다시 폴로네즈로 돌아가 악곡이 마감을 하게 된다. 다음은 제5곡 폴로네즈를 이루는 데 쓰인 선율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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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 곡은 트리오가 없는 미뉴에트로 되어 있다. 이 곡 역시 크게 두 부분(마디 1~8, 마디 9~24)으로 나뉘고, 각 부분이 그대로 다시 한 번 반복된다.
다음은 미뉴에트를 이루는 데 쓰여진 선율들이다. 두 부분의 성격이 비슷하여 두 번째 부분은 첫 번째 부분의 연장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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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곡은 바디네리(프랑스어로 ‘농담·야유’라는 뜻. 이 명칭은 스케르초와 같으며 2박자의 명랑하고 빠른 악장에 사용된다)로 플루트의 음빛깔이 독특하게 살아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 악곡은 모음곡에서 빠져나와 홀로 단독으로 연주되는 경우도 많아서 사람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다. 경쾌하고 발랄한 플루트의 움직임이 재미나게 가락을 희롱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띤다.
제7곡 바디네리 역시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다음은 바디네리를 이루는 데 사용된 두 개의 주선율이다. 두 개의 가락이 비슷한 분위기와 정감으로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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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섯 곡으로 이루어진 모음곡으로 관현악 모음곡 제2번과 함께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곡이다. 조성은 D장조로 되어 있다.
제1곡은 장대한 규모의 프랑스풍 서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악곡의 내용 역시 웅장감을 주는데, 이 같은 느낌은 특히 그라베의 부분에서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이 서곡 역시 느리고 장중한 그라베를 시작으로 활기찬 비바체의 부분을 지나 다시 그라베로 돌아가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라베와 비바체의 각 부분은 16분음표의 음형을 주조로 하여 이루어지고 있는데, 빠르기가 다른 탓에 서로 상이한 느낌을 주고 있다. 다음은 그라베의 첫 부분을 이루는 선율이다(마디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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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가락은 매우 웅대한 느낌을 주는데, 서곡의 장대한 규모와 그 성격이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 이 같은 느낌은 16분음표의 음형 중간중간에 나타나는 4분음표의 길게 끄는 음에 무게가 실려 더욱 강조되어 두드러져 보인다.
다음은 비바체 부분에 나타나는 선율의 일부이다(마디 2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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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선율은 힘차게 밀고 나가는 듯한 추진력을 지니고 있다. 이 점이 그라베의 부분과 다른 것이다. 비바체의 부분이 끝나고 다시 나오는 그라베의 선율은 앞서 나왔던 그라베의 가락과 비슷하지만 똑같지는 않다. 그 기본적인 성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변화가 가해진 것이다(마디 107~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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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악곡은 아리아로 매우 우아한 느낌을 준다. 이 곡은 바이올린 독주곡으로 편곡되어 ‘G선상의 아리아’라는 제목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여기서는 현악기만이 연주하도록 되어 있는데, 선율의 성격에 비추어볼 때 설득력 있는 악기 편성이라고 할 수 있다.
아리아는 크게 두 부분(마디 1-6, 마디 7-18)으로 나뉘는데, 각 부분은 그대로 다시 한 번씩 반복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다음은 아리아의 각 부분을 이루는 데 쓰인 선율의 일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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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곡은 가보트로 앞서 나왔던 아리아와는 대조적으로 힘찬 느낌을 주고 있다. 굳이 비유하자면 서곡의 비바체 부분이 지니고 있던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가보트는 크게 전반(마디 1~26)과 후반(마디 26~58)의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각 부분별로 되풀이된다. 후반부 마지막 부분의 반복이 끝나면 전반부로 되돌아와 그대로 다시 한 번 전반부를 되풀이하게 된다. 다음은 각 부분을 이루는 주요 선율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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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악곡은 부레인데, 트리오가 없이 전반(마디 1~8)과 후반(마디 8~32)의 두 부분으로 나뉘고, 각 부분은 다시 그대로 되풀이되는 양태를 보인다.

다음은 제4곡 부레를 구성하는 선율들의 단편이다. 두 선율이 모두 비슷한 느낌과 분위기로 만들어진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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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곡인 지그 역시 앞서 나왔던 부레와 같은 구조를 지니고 있다. 전반(마디 1~24)과 후반(마디 24~72)으로 이루어진 두도막 형식이며, 각 부분이 그대로 다시 한 번 반복된다.
다음은 지그의 두 부분을 이루는 데 쓰인 두 개의 선율이다. 이 가락들이 주는 느낌은 같은 리듬을 사용해서 비슷한 분위기로 이끌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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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작품은 관현악 모음곡 2번과 3번만큼 자주 들을 수 있는 악곡은 아니다. 전 악장이 D장조로 모두 다섯 개의 악곡을 모아 놓은 것이다.
제1곡은 서곡으로 그 규모가 매우 크다.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의 서곡들이 모두 그러하듯이 그라베(마디 1~24)-알레그로(마디 24~166)-그라베(마디 167~187)의 구성을 취하고 있다.
두 번째 곡은 부레로 되어 있다. 두 개의 부레가 각각 두 부분(마디 1~14, 마디 14~42)으로 나뉘어 각기 되풀이되도록 구성되어 있다. 두 번째 부레가 끝나면 다시 첫 번째 부레로 되돌아가 두 번째 부레는 마치 트리오인 것처럼 중간부의 역할을 담당한다.
세 번째 악곡은 트리오가 빠진 가보트로 만들어져 있다. 가보트는 전반(마디 1~10)과 후반(마디 10~30)으로 나뉘어 두도막 형식을 이루고 있으며, 각 부분이 반복되도록 기획되어 있다. 그 길이가 짧고 단순하여 간주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제4곡은 트리오가 딸린 미뉴에트로 되어 있다. 단순한 세도막 형식이지만 각 악기 간의 음색의 대조가 재미있게 느껴진다.
다섯 번째 곡은 레쥐상스(‘기쁨’이란 뜻으로 18세기경에 쾌활하고 경쾌한 소곡에 붙여진 명칭. 빠른 3박자로 쓰일 때가 많다)로 춤곡은 아니지만 지그풍의 리듬으로 춤곡의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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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음악탐구

Mozart Symphony No.41 in C Major, K.551

모차르트 교향곡 제41번 ‘주피터’

-깊이 있게 듣는 클래식 中-

 


  모차르트는 서양음악의 역사를 통틀어 보기 드문 천재성을 발휘했던 작곡가로 이미 세 살 때부터 신동이라 불릴 정도의 음악성을 지니고 있었다. 네 살 때엔 한 번 들은 곡을 그대로 쳐낼 수 있었으며 다섯 살 때는 글자를 배우기도 전에 작곡을 시작하여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의 아버지 레오폴드 모차르트는 일찍이 자신의 아들 볼프강이 지닌 음악적 천재성을 발견하고 그 재능을 키워 주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는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에서 태어났는데, 이 도시는 오랜 음악적 전통을 지니고 있어 어린 모차르트의 재능을 개발하는 데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볼프강의 아버지 레오폴드 모차르트는 잘츠부르크 대사교의 궁정 음악가로 어느 정도의 능력과 명성을 지니고 있었지만 아들의 천재성을 발견한 이후 자신의 모든 야망을 버리고 이 조숙한 천재의 교육에 전념하게 되었다. 그는 어린 모차르트를 데리고 유럽 여러 곳을 다니며 연주 여행을 시도했는데, 빈과 독일의 주요 도시들뿐 아니라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이태리 등지를 방문하여 아들의 재능을 공개적으로 인정받게 했다.
  이처럼 어려서부터 유럽 각지를 돌아다니며 연주 여행에 몰두했던 어린 모차르트는 가는 곳마다 좋은 영향을 받아 그의 내부에서 발아하고 있던 천재적 능력이 호기롭게 개화할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그는 여러 종류의 음악을 신비스러울 만치 능란하게 자신 안에 받아들였다.
  모차르트의 재능은 아버지의 훌륭한 가르침과 더불어 잦은 여행으로 국제적인 성격을 띠며 자라났다. 그가 각국을 돌아다니며 접할 수 있었던 음악들은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합해져 하나의 완전한 작품들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가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으면 그 안에 여러 민족들의 양식이 보이지 않게 하나로 숨 쉬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모차르트는 국민악파의 음악가들처럼 민속적인 요소를 드러나게 이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범민족적인 양식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시켜 국제적인 것으로 나타내고 있다. 그의 비범한 천재성은 가는 곳마다 마주치는 여러 가지 다양한 음악적 양식을 잘 가다듬어진 고전적 아름다움으로 승화시켜 그 자태를 드러나게 만들었다. 모차르트는 하이든과 고전주의 시대를 풍미했던 빈 악파의 주요 작곡가지만 이 같은 국제성으로 인해 하이든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 주고 있다. 하이든의 음악은 전적으로 오스트리아를 배경으로 하여 그 음악적 풍토에 깊이 뿌리박고 있는 데 반해 모차르트는 국지적인 환경의 제약을 뛰어넘어 보다 폭넓은 음악성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모차르트의 음악은 맑고 투명하며 고귀한 기품이 넘쳐흘러서 어떤 사람들은 그의 작품들을 ‘천상의 음악’이라 말하기도 한다. 맑은 화성감과 단정한 스타일은 어느 한 군데도 부자연스러움이 없이, 풍부한 창작력으로 흘러넘치고 있다. 또한 아름답고 상상력이 풍부한 선율미는 단정하고 밝은 동심의 색채로 물들어 있고, 자유로운 음악적 유희로 듣는 사람을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그의 음악이 항상 밝고 명랑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 밑바탕에는 언제나 한 줄기의 애수가 흐르고 있어, 맑고 투명한 가운데 한 조각의 음영을 드리운다. 이처럼 다양한 갖가지 요소들은 하나로 뭉뚱그려져서 잘 다듬어진 조각 작품처럼 완벽한 조형미를 드러내 준다.

 

 모차르트는 베토벤과 같이 고심하면서 창작에 임했던 작곡가는 아니었다. 그 안에는 이미 숙성한 음악이 깊은 샘물처럼 항상 솟아나고 있어, 그저 받아쓰기조차 힘들 정도로 흘러넘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1천여 곡에 가까운 작품들을 남기고 있는데,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는 모범적인 작품으로 인류의 귀중한 자산이 되고 있다.
  모차르트는 전 생애를 통해 모두 41개의 교향곡을 만들어 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가운데 최대의 걸작으로 일컬어지는 작품들은 최후의 세 곡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지금 탐구하려고 하는<교향곡 제41번 ‘주피터’>는 모차르트 최후의 교향곡 작품으로 제39번, 제40번과 함께 3대 교향곡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작품이다. <교향곡 제41번>은 그의 음악적 생애에 있어 최절정기에 만들어진 것인데, 밝고 찬란한 명작으로 듣는 사람을 즐겁게 해 준다.
  강한 인상을 주는 구김살 없는 악상이 자연스럽게 넘쳐흐르는 <교향곡 제41번>. 이 곡은 잘 가다듬어진 고전적 형식미가 투명하게 빛나고 구성이 탄탄하여 빈틈없는 짜임새로 전곡이 구축되어 있으며, C장조의 조성으로 당당하고 건강한 아름다움이 작품 전편에 넘쳐흐른다. 그 음악적 내용 또한 풍부하여 듣는 사람에게 모차르트 음악 특유의 천상적인 청명함을 맛볼 수 있게 해 주는데, 모차르트다운 정감이 구슬같이 영롱한 음향 속에 감겨드는 것을 볼 수 있다.
  모차르트는 그의 최후의 <교향곡 제41번>을 단 16일만에 만들어냈다고 한다. 여기에는 ‘주피터’라는 별명이 붙어 있는데, 누가 언제 왜 이 같은 별명을 붙였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악곡의 전체적인 구성이나 그 음악적 내용으로 보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제신의 왕 주피터를 연상시키는 별명이 작품에 걸맞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신성한 승리의 찬가라고 할 만한 장대한 음악적 구상이 이 작품의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01

알레그로 비바체로 빠르고 활기에 찬 악장이다. 소나타 형식의 C장조에 4/4박자이다.
첫 시작은 도입부나 서주가 없이 곧 제1주제로 들어간다. 다음은 제1주제의 첫 번째 부분이다(마디 1~2).

02

포르테(f)로 오케스트라가 위풍당당하게 위의 선율을 연주하는데, 말려 올라가듯 상승하는 셋잇단음표의 음형이 주제를 강하게 인상 지어 준다. 한마디로 힘찬 박력이 넘치는 주제라고 할 수 있겠다.

주제의 앞부분이 끝나면 바이올린이 다음과 같은 가락을 연주하여 주제 선율을 완결 짓는다. (마디 2~4).

03

위의 선율은 앞부분보다 조용하고 우미한 느낌이지만 전체적으로 상승하는 움직임이 다시 한 번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제1주제의 제시가 끝나면 음정을 낮추어 앞서 나왔던 주제를 되풀이한다. 이처럼 음정을 달리하여 선율을 반복하는 것은 서양의 클래식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기법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먼저 나왔던 가락의 성격을 더욱 공고히 해 줌과 동시에 악곡에 통일감을 부여하면서 변화도 주는 역할을 한다.

주제가 완결되고 반복된 뒤에 전체 관현악이 당당한 행진곡풍의 진행을 계속해 나간다. 실로 ‘주피터’라는 별명에 걸맞게 힘찬 박진감에 넘치고 있다. 전체 관현악의 박력 있는 행진은 긴 늘임표에 의해 잠시 멈추고 새로운 악상이 악곡 표면에 나타난다(마디 23). 다음은 주제의 제시가 끝난 후 그 모습을 드러내는 새로운 악상으로 이루어진 선율이다(마디 24~25).

04

위의 선율은 플루트와 오보에에 의해 연주되는데, 이때 바이올린은 앞서 나왔던 제1주제를 다시 노래하고 있다. 바이올린이 연주하는 주제 선율이 상승감을 강조하고 있다면, 새로 등장한 보조 선율은 급히 상승하여 하강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특징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선율은 주제는 아니지만 전체 악장의 분위기를 새롭게 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 소홀히 취급될 수는 없는 것이다.
제1주제부는 새로운 악상의 선율과 더불어 첫 번째 동기의 후반부에 나타나는 동기를 전개시켜 완결된다. 제1주제부가 끝나면 바이올린이 다음과 같은 선율을 노래하기 시작한다(마디 56~61).

05

이 선율은 곧이어 바순에 의해 되받아지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플루트도 이에 합세하여 제2주제부가 진행되어 나간다.
  제2주제부의 뒷부분은 제1주제의 후반 동기를 사용하여 오케스트라의 각 악기가 서로 얽혀들면서 대위법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제2주제부는 G장조로 전조되어 있는데, 도중에 한 마디의 쉼표로 잠시 중단되었다가 힘차게 다시 몸을 일으켜 힘찬 행진의 발을 내디딘다(마디 80).
제2주제부가 끝나면서 갑자기 분위기가 잦아들고 바이올린에 의해 다음과 같은 새로운 악상의 선율이 선을 보인다(마디 100~102).

06

위의 선율은 마치 어린 아이가 재잘거리는 듯한 느낌으로 재미난 유희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모차르트의 음악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동심의 세계를 슬쩍 내비치고 있는 것 같다. 이 선율은 그 성격이 강하여 부테마라고까지 할 수 있는 것으로, 발전부에서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을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위의 선율이 그대로 세 번 반복되면서 제1주제의 후반부 동기를 이용하여 제시부는 끝이 난다(마디 119).
  발전부의 전반은 앞서 나온 바 있던 부테마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조성은 Eb장조로 부테마의 후반 동기를 이용하여 전개되어 나간다. 이처럼 전개되어 나가던 발전부는 피아노로 잦아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첫 번째 주제가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볼 수 있게 된다(마디 160). 이때 목관부는 제1주제부에서 나타난 적이 있었던 선율을 그대로 사용하여 반주를 곁들이는데, 조성은 어느덧 바뀌어서 F장조로 변해 있다. 그러나 발전부의 마지막 부분에서 다시 부테마의 후반부 동기가 사용되면서 발전부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다.
재현부는 제1주제가 으뜸조인 C장조로 돌아오면서 시작된다(마디 188). 그러나 제시부에 있어서보다 더 힘차고 박진감 있게 전개되어 화려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07

안단테 칸타빌레로 감동적인 악장이다. F장조로 3/4박자의 소나타 형식이다.
첫 번째 주제는 다음과 같은 선율로 시작되어 조용하고 깨끗한 느낌이다( 마디 1~2).

08

위의 선율은 제1악장에 있어서와 같이 음정이 바뀌어 되풀이된다(마디 3~4). 이 선율은 제1바이올린에 의해 연주되는데, 곧이어 동기가 연장되면서 주제가 완결된다. 이때 오보에와 플루트가 각각 선율을 중복시키면서 가락이 풍부하게 살아난다(마디 7~11).
제1주제부의 주제 제시가 끝나면 분위기가 바뀌어 목관이 새로운 악상을 불러들인다. 다음은 목관부에 나타나는 새로운 선율이다(마디 18~20).

09

이 부분은 현악기의 당김음에 의해 반주되는데, 제1주제와는 달리 심각하면서도 비감 어린 느낌을 준다. 위의 선율은 그 성격이 불투명하여 하나의 주제로 생각하기는 힘들지만 제시부의 중간에 끼어들어 전체적인 분위기를 바꾸어 놓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위의 선율과 더불어 나타나는 다음과 같은 음형의 가락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마디 28~29).

10

이 선율은 앞서 나온 선율과 비슷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는데, 제2바이올린의 펼친 화음에 의한 음형으로 반주되고 있다.
제2주제는 다음과 같이 시작된다(마디 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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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락은 곧이어 플루트에 의해 응답된다(마디 40~41). 다음 선율은 제2주제의 마지막 부분이다.

12

제2주제는 곧이어 다시 한 번 되풀이되며 제시부를 마감하게 된다.
제시부가 F장조였던 데 반해 발전부는 D단조로 제시부의 중간 악절에서 나온 바 있었던 선율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체적인 구조는 대위법적인 짜임새로 서로 상반되는 성격의 선율들이 얽혀들면서 비감 어린 느낌을 자아낸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는 현악기부와 목관악기부가 서로 대화하듯 비슷한 음형의 선율을 주거니 받거니 하여 대위법적인 구조감을 한결 새롭게 하고 있다(마디 56~60).
  재현부는 제1바이올린이 제시부에서 나왔던 첫 번째 주제의 머리 부분을 이끌어내면서 시작된다. 그러나 이 부분은 제시부의 재탕이 아니라 좀 더 복잡한 음형들로 가득 차 있다. 여기서는 현악기부에 의한 32분음표의 음형이 반주의 주종을 이루면서 제시부에서 나왔던 주제들을 암시하는 것으로 악곡을 마무리하고 있는 것이다.

13

트리오가 딸린 미뉴에트로 구성되어 있다. 미뉴에트는 G장조, 트리오는 C장조로 알레그레토의 악장이다.
다음은 미뉴에트의 첫 부분을 이루는 데 쓰인 주제이다(마디 1~4).

14

위의 선율은 모차르트 특유의 밝고 상쾌한 정감이 넘쳐흐르고 있는데, 그 빠르기로 인해 다소 장중한 맛이 감돌고 있다. 이 선율은 음정을 달리해 가면서 그 성격을 보존하고 있다. 미뉴에트의 전반부(마디 1~16)는 위의 가락을 주조로 해서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미뉴에트의 전반부는 그대로 다시 한 번 반복된다.
다음은 미뉴에트의 후반부를 이루는 데 쓰인 선율 동기이다(마디 17~18).

15

이 선율도 첫 번째 부분에 있어서와 같이 음정을 달리하면서 진행되어 나간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앞서 나온 바 있었던 미뉴에트의 전반부를 구성했던 가락이 다시 나타나 악곡을 마무리 짓는다(마디 28~29). 전반부에 있어서와 같이 미뉴에트의 후반부도 그대로 다시 한 번 반복된다.
트리오의 전반부는 마치 미뉴에트의 끝을 마무리하는 듯한 느낌으로 만들어져 있다(마디 61~63). 이 부분을 이루는 데 사용된 선율은 다음과 같다.

16

트리오의 전반부 역시 반복되는데,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되풀이의 효과보다는 오히려 같은 음형이 계속 연장되어 이어져 나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트리오의 후반부(마디 68~73)는 다음과 같은 점2분음표를 주종으로 해서 이루어져 있다.

17

위의 선율은 가락적 특징이 잘 살아나고 있지 않은데, 개성이 두드러지지 않고 마치 미뉴에트로 가는 경과부인 것처럼 느껴지도록 만들고 있다. 위의 가락이 연주되고 있는 동안 현악기부와 호른, 그리고 트럼펫이 다음과 같이 4분음표와 8분음표로 이루어진 음형을 노래한다. 현악기부와 관악기부의 움직임은 서로 일치하지 않지만 그 성격은 대동소이하여 마치 군악대가 같은 리듬을 반복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18

트리오의 마지막 부분은 전반부의 움직임을 모방하여 악곡이 마무리된다. 트리오의 후반부도 그대로 다시 한 번 되풀이되고 있다.
트리오의 각 부분이 반복을 마치고 끝마무리되면 미뉴에트로 되돌아가 악장이 모두 끝나게 된다.

19

몰토 알레그로로 빠른 소나타 형식이다. 첫 번째 악장과 마찬가지로 C장조인데, 곳곳에 푸가적인 부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첫 번째 주제는 다음과 같이 온음표로 이루어진 부분을 앞세워 시작된다(마디 1~8).

20

 위의 선율은 제1바이올린으로 연주되는데, 서로 어울릴 것같이 보이지 않는 두 개의 상이한 부분이 어우러져 훌륭한 주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바이올린이 제1주제를 조용히 연주하고 나면 전체 관현악이 포르테로 다시 한 번 주제를 당당하게 연주하여 주제의 성격을 강하게 부각시키고 힘찬 주제부를 형성한다. 전 관현악이 투티로 제1주제를 제시하고 나면 고조되었던 음악이 갑자기 잦아들면서 제1주제로부터 새로운 악상에 이끌려 나온다. 푸가적인 수법으로 독특한 느낌을 주는 이 부분은 먼저 제2바이올린이 제1주제를 연상시키는 선율을 이끌어 내면서 시작된다(마디 36). 제2바이올린이 선율을 끝내기도 전에 제1바이올린이 끼어들어 같은 선율을 5도 음정 위로 노래하기 시작하고(마디 39), 곧이어 비올라(마디 43)와 첼로(마디 46), 그리고 콘트라베이스(마디 50)가 같은 수법으로 연주에 참여하게 된다. 다음은 푸가적으로 구성된 부분이다. 악보를 보면서 이 부분의 구조적 특징을 음미하여 보라(마디 36~51).

21

  위에서처럼 푸가적인 수법으로 구성된 부분은 전개부와 코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짧은 푸가토의 부분이 끝나면 전 관현악은 다시 분위기를 일신하여 제1주제를 연상시키는 마무리 작업에 들어간다. 힘차고 박력 있는 제1주제부가 끝나면 물 흐르듯이 유려한 제2주제가 제1바이올린의 음형을 타고 그 모습을 드러낸다. 다음은 제2주제의 선율이다(마디 74~77).

22

  위의 선율은 첫 번째 주제에 있어서처럼 수직적인 면을 지니고 있지 않다. 첫 번째 주제가 힘을 과시하고 있다면 이 두 번째 주제는 쾌속감을 느끼게 할 만큼 유려한 면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번째 주제의 특징적인 면모는 상쇄되고, 앞에서처럼 박력 있는 부분이 다시 전 악곡을 지배하게 됨을 알 수 있다.
제2주제부가 이처럼 전개되어 나가는 동안 바이올린부에는 새로운 악상의 선율이 선을 보이게 된다. 이 선율은 제1주제의 후반부를 연상시키는데, 하나의 다른 악절을 구성하는 주제적 성격이 약하여 부테마로 보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고 하겠다.
  발전부(마디 158~224)는 제1주제의 첫머리 동기를 이끌어 내면서 시작된다. 그 뒤를 잇는 부분들도 여러 가지 면에서 제1주제부를 연상시키는데, 대위법적인 수법으로 이루어져 모차르트의 완벽에 가까운 기량을 엿볼 수 있게 해 준다. 이처럼 대위법적인 기교의 우수성이 돋보이는 전개부는 조성의 변화 또한 눈이 부셔서 능수능란한 전조가 계속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재현부(마디 225~359)는 제시부를 약간 축소한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도 모차르트의 우수한 대위법적 기량을 맛볼 수 있는데, 특히 각 주제를 종합하여 푸가적으로 처리한 능력이 놀랍기만 하다.
  재현부가 끝나면 코다의 부분이 이어진다(마디 360~423). 코다는 대체로 전 관현악이 참여하여 대단원의 막을 내리도록 되어 있는데, 주로 제시부의 중간 악절 부분을 사용해 각 주제를 자유스럽게 이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부분에서도 모차르트는 푸가적인 수법을 사용하여 능수능란한 대위법적인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

 

[9월] 음악탐구

슈베르트 피아노 5중주 ‘송어’

-깊이 있게 듣는 클래식 中-

 

 슈베르트의 음악은 아름다운 선율을 바탕으로 가락스러움을 자랑하고 있는데, 그의 선율들은 민요에서 볼 수 있는 단순함에 낭만음악 특유의 감미로움과 애수가 섞여 있어 듣는 사람들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의 물결을 일게 한다.
 슈베르트가 만들어 낸 음악 중에서 호소력이 강하고 극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는 작품들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이 같은 음악들에서도 슈베르트만이 지니고 있는 강점이 돋보이는 것은 물론이다.


슈베르트의 음악은 매우 자발적이다. 그가 만들어내는 선율들은 자생적이고 독창적이어서 슈베르트 아닌 어느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완전한 표현성을 획득하고 있다. 슈베르트 음악에서 흔히 발견되는 선율의 유려한 흐름은 그의 가곡 작품들에서뿐 아니라 그가 만들어낸 기악 작품들에서도 똑같이 찾아볼 수 있다.
 거침없이 풍부하게 흘러나오는 선율과 함께 슈베르트의 음악을 더욱 다채롭게 꾸며주는 것은 슈베르트가 지닌 화성적 색채에 대한 민감한 감수성이다. 슈베르트는 곧잘 상식적인 전조를 기피하고 독창적인 조성 구조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처럼 복잡한 조성 구조는 음악이 지닌 극적 특성을 더욱 돋보이게 해 준다.


 슈베르트 음악 특유의 화성적 색채감은 독특한 전조에서 연유하는 것만은 아니다. 슈베르트는 온음계적 음 진행이 지배적인 악곡에서 색채감이 풍부한 반음계적 화음 구조를 적절히 도입함으로써 그가 선율에서뿐 아니라 화성에 있어서도 천부적인 재능과 감각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 준다. 슈베르트 음악이 지닌 화성 구조의 특이함은 음을 교묘히 다루는 슈베르트의 숙달된 능력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슈베르트의 음악은 그 구조가 복잡한 경우에 있어서도 언제나 시적 감흥을 불러일으키며 주의 깊은 조성 계획으로 전체 음악에 통일감을 부여하고 있다. 그는 어떠한 선율이나 화성을 사용할 때 전체적인 작품성을 깊이 고려한다. 악곡이 요구하는 바에 충분히 부응할 수 있도록 계획하는 것이다.
 슈베르트는 피아노 반주를 다루는 솜씨 역시 뛰어나다. 그의 반주 음형은 다양하고 재능에 가득 찬 것으로 단순한 반주라기보다는 악곡이 지닌 음악적 내용을 회화적인 이미지로 뒷받침해 준다. 그렇다고 해서 슈베르트 음악에 있어 반주가 모방적이라고 한마디로 잘라 말할 수는 없다. 그의 피아노 반주는 전체적인 음악적 분위기에 걸맞게 짜여 있어 작품에 낭만적 풍미를 더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슈베르트의 음악을 들어 보면 슈베르트 특유의 선율미와 화성감이 풍부히 넘쳐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세부적인 형식에 있어서도 완벽하게 다듬어져 있음이 느껴진다. 그의 음악 하나하나는 각각 아주 뚜렷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으며, 그 음악적 내용은 간결하고 꾸밈이 없어 언제나 듣는 사람의 마음을 흡족하게 해 준다.
고전적인 풍취가 물씬 풍기는 소나타 형식을 다루는 데 있어 슈베르트는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발자취를 더듬어 가고 있는 듯하다. 낭만주의 음악가들 가운데서도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슈베르트는 외형에 있어서 고전적 형식의 표준을 고수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그의 음악은 특유의 서정적 풍미로 가득 차 있어 고전주의 작곡가들과의 차이를 보여 준다.

 슈베르트의 실내악 작품들 가운데는 가까운 친구나 친지들을 즐겁게 해 주기 위해 쓰인 것이 꽤 많다. 지금 우리가 살펴보려 하는 <피아노 5중주 ‘송어’>도 그가 북부 오스트리아의 산지를 여행하던 중 신세를 진 바 있었던 쉬타일의 광산업자 실베스터 파움가르트너(Sylvester Paumgartner)의 특별한 부탁으로 쓰인 것이라고 전해진다. 파움가르트너는 음악을 매우 사랑해서 몇 개의 목관악기와 첼로를 연주할 수 있었는데, 그는 슈베르트의 가곡 <송어>를 특별히 애호하고 있었다고 한다. 슈베르트는 자신을 따뜻이 맞아들였던 파움가르트너에 대한 보답으로 피아노 5중주곡 4악장에 노래곡 <송어>를 주제로 한 변주곡 형식을 사용했다.
  <송어>는 그가 북부 오스트리아 산지에 있는 작은 마을 쉬타일에 머물면서 느꼈던 즐거운 여행의 기분을 잘 반영하고 있다. 이 작품은 음 빛깔이 맑고 깨끗하여 전체 악곡이 명랑하고 편안한 느낌으로 점철되어 있는데, 슈베르트로서는 드물었던 행복한 나날들의 자취를 엿볼 수 있다. 더욱 특기할 만한 사실은 이 작품이 슈베르트의 실내악곡들 중에서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최초의 악곡에 속한다는 것이다.
  이 곡은 조금 특이한 악기 편성으로 되어 있다.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와 더불어 슈베르트는 콘트라베이스를 끌어들였는데, 여기서 사용된 콘트라베이스는 악곡 전체의 음향을 더욱 풍부하게 해서 작품에 독특한 풍미를 더해 준다. <송어>는 모두 다섯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

 알레그로 비바체로 빠른 소나타 형식으로 되어 있다. 전체적인 분위기로 보아서는 그다지 빠른 느낌을 주지 않는데, 이는 주제 선율의 성격 때문인 듯하다. Eb장조에 3/4박자이다.
처음은 다음과 같이 상행하는 피아노 음형으로 시작된다(마디 1~2).

2

 위의 음형은 초기 만하임 악파에서 볼 수 있는 ‘로켓’ 주제를 연상시키는데, 주제가 동일한 음가로 상승하면서 3화음 구조를 펼쳐 보인다. 피아노가 악장의 개시를 알리면 곧이어 바이올린이 조용하게 하나의 선율을 노래하기 시작한다. 이 선율은 주제와 비슷한 성격의 음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본격적인 주제는 아니다. 오히려 전주와 같은 느낌을 준다. 다음은 바이올린이 담당하는 첫 번째 선율의 일부이다(마디 3~6).

3

 바이올린의 선율은 앞의 부분과 비슷하게 계속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비올라에 넘겨진다( 마디 11~18). 이처럼 주제를 연상시키는 선율이 언뜻 그 모습을 보이다가 그 상승하는 음형이 다시 주류를 이루며 본격적인 주제의 개시를 예고하게 된다(마디 19~25).

다음은 제1악장의 첫 번째 주제이다(마디 27~29).

4

 위의 선율을 앞서 나왔던 선율과 비교해 보면 그 구조의 연관성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체적인 분위기는 매우 다른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반주 부분의 잦은 음형이 악곡에 일종의 추진력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1주제는 조금 변화되어 바이올린 파트에서 계속 이어져 나간다(0:56~1:00, 마디 31~33). 주제가 변전해 나가는 양태가 전주 부분과 매우 비슷한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피아노는 전주 부분에서처럼 예의 그 상승하는 음형을 간간이 보여 준다.
  바이올린의 주제 제시가 끝나면 비올라와 첼로에 의해 연주되던 8분음표의 잦은 음형이 셋잇단음표로 바뀌면서 피아노에 주제 선율이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볼 수 있게 된다(1:07~1:26, 마디 40~46). 그 이후는 셋잇단음표의 음형을 중심으로 몰아치듯 제1주제부를 마무리 짓는 작업에 들어간다.
두 번째 주제는 첼로에 우선 그 모습이 나타난다. 다음은 <송어>
제1악장의 두 번째 주제를 이루는 부분이다(마디 64~65).

5

 위의 선율은 그 양태가 달라지면서 바이올린으로 옮겨지는데, 첼로와 바이올린은 서로 얽혀가면서 대위법적으로 두 선율을 대비시켜 나간다(마디 64~7). 선율의 성격은 제1주제와 거의 비슷하여 뚜렷한 대조성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첼로와 바이올린이 서로 얽히고설키면서 두 번째 주제를 펼쳐 나가다가 갑자기 현악기의 연주가 멈춰지고, 피아노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악상을 전개시켜 나간다. 다음은 제2주제부 중간에 끼어든 피아노 동기의 일부분이다(마디 84~86).

6

  위의 선율은 피아노로 연주되다가 곧 바이올린으로 옮겨진다(마디 93~100). 이 선율을 전주 부분이나 제1주제 혹은 제2주제와 비교해 보면 그 성격이 매우 다른 것을 느낄 수 있다. 주제 선율들은 매우 감미롭고 유려하게 흘러 나가는 데 반해 새로 등장한 이 악상은 대단히 명랑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 그 이유는 부점이 붙은 점8분음표의 음형이 경쾌함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점8분음표의 음형은 제2주제부가 끝나고 제시부가 마무리되어지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마디 114~146). 제시부 전체는 다시 한 번 반복된다.
  제시부가 끝나갈 무렵 주제 선율을 연상시키는 선율이 바이올린에 나타나는 모습을 주의해 보라(마디 136~139).
전개부는 비올라와 첼로가 다음과 같이 경쾌한 부점 음표를 강조함으로써 시작된다(마디 147).

7

 바이올린이 앞서 나왔던 주제 선율들을 연상시키는 멜로디를 선보임과 때를 맞추어 콘트라베이스도 반주에 참여하게 된다(마디 157~164). 전개부에 나타나는 다음의 선율을 들어 보면서 주제 선율들이 어떻게 변모되어 나타나는지 주의해 보면 좋겠다(마디 149~156).

8

 

 

 바이올린이 위의 선율을 노래하고 나면 피아노 파트가 이를 받아 선율부를 계속 이어나간다(마디 157~164). 이때 바이올린은 반주 부분을 맡고, 콘트라베이스는 자신이 선율부를 맡을 기회를 엿보게 된다. 잠시 쉬면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콘트라베이스는 피아노 연주가 끝나자마자 주선율을 노래하게 되는데, 그 굵은 음이 이제까지와는 다른 분위기를 불러일으킨다(마디165~170).
  이처럼 전개되어 나가던 주제 선율은 복잡하게 얽히고설키는 악상 전개에 의해 잠시 중단되었다가 조가 바뀌면서 다시 바이올린과 비올라에 의해 그 모습을 엿볼 수 있게 해 준다(마디 181~188).

발전부가 끝나갈 준비를 하면서 바이올린에 다음과 같은 악상이 끼어든다(마디 195).

9

위의 악상은 그 모습을 변화시켜 나가면서 두 번 더 나타나는데(마디 198, 201), 전주 부분의 첫머리를 장식한 바 있었던 피아노의 셋잇단음표 음형을 상기시켜준다.
제1악장은 첫 번째 주제가 바이올린 파트에 다시 등장하면서 재현부가 시작된다(마디 210). 재현부에서는 다양한 음형들이 그 모습을 자랑하고 있는데, 제시부의 충실한 재현이라기보다는 자유로운 발상법으로 끝머리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10

안단테의 느린 악장인데 간단한 가곡 형식으로 되어 있다. F장조에 3/4박자이다.
제2악장의 첫머리는 다음과 같은 비올라의 선율로 시작된다(마디 1~4).

11

 위의 선율은 주제라고 볼 수는 없지만 단순한 반주 음형이라고 보기엔 너무 아름답고 서정적인 면을 지니고 있다. 비올라가 위의 선율을 노래하는 동안 피아노가 주제 선율을 연주한다. 다음은 제2악장의 첫 번째 주제이다(마디 1~5).

12

 위의 주제는 곧이어 바이올린에 의해 받아지는데, 비올라가 얽혀들면서 서로 대비되어 나가는 모습이 이채롭다. 이때 피아노도 자기주장을 강하게 하며 단순한 반주의 영역을 넘어서 대위법적인 대조감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이 선율은 다시 한 번 바이올린부에 나타나게 된다(0:51, 마디 14).

서정성이 풍부한 첫 번째 주제를 기조로 하여 제2악장을 개시한 슈베르트는 아래와 같은 두 번째 주제로 새로운 부분을 만들어 나간다(마디 24~35).

13

 위의 선율은 비올라에 의해 노래 불리는데, 그 성격은 첫 번째 부분과 비슷하게 서정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선율은 유심히 들어 보면 성악곡 <송어>의 일부를 연상시키는 구석이 있다. 첫 번째 주제와는 그 모습과 양태가 다른데도 분위기에 있어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두 번째 부분은 다음과 같이 악센트를 강조한 바이올린 파트의 음형으로 좀 더 활기에 차 있다.

14

 제2악장의 중간 부분과 마지막 부분에는 다음과 같이 다소 거친 면을 지닌 악구가 눈에 띈다(마디 36).

15

 이 부분은 새로운 악상으로 전개되어 나가지만 명쾌한 주제의 성격을 지니고 있지 않아서 각각 간주곡과 코다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거칠고 힘찬 중간 부분에 이어 첫 번째 부분이 되돌아온다(마디 61). 구성적인 면은 앞서 나왔던 부분과 대동소이하지만 조성이 바뀌어 있다. 이처럼 조성이 계속 바뀌어 나가는 것이 이 악장의 특징적인 면모라고 볼 수 있는데, 슈베르트는 주제를 그대로 놓아두고 조성적 색채만을 변화시켜 통일성 안에 다양성을 추구해 나가고 있다. 두 번째 부분 역시 조성이 달라진 채 되풀이된다(마디 84~95).

16

 프레스토로 다그치듯 흘러나가는 빠른 악장이다. 트리오가 딸린 스케르초이며 3/4박자의 리듬적 박동을 사용하고 있다.

제3악장의 첫머리는 다음과 같이 예리하게 상승하는 스타카토의 음형으로 되어 있다(마디 1~4).

17

위의 선율은 매우 힘차게 차고 올라가면서 하나의 악구를 형성하고 있다. 뒤에 이 선율은 음높이를 달리하여 다시 한 번 등장한다(마디 18~22).
스케르초의 두 번째 부분의 바이올린 연주는 다음과 같이 시작된다(마디 43~47).

18

그 움직임과 성격이 첫 번째 부분과 대동소이하여 음악적 내용이 유사함을 알 수 있다. 이 부분은 먼저 피아노로 연주되는데, 악구가 끝나기도 전에 바이올린에 의해 모방되고 있다. 위의 선율은 그 양태를 달리하여 다시 그 모습을 드러내 그 성격을 확고히 한다.

스케르초의 두 번째 부분 중간부에서는 다음과 같이 새로운 악상이 끼어들기도 한다(마디 59~62).

19

 이와 유사한 악상은 그 뒤에도 한 번 더 나타난다(마디 67~70). 스케르초의 두 번째 부분의 마무리는 첫 번째 부분의 주제 선율이 다시 등장하면서 이루어진다(마디 80~84). 이 두 번째 부분은 전체가 그대로 반복된다. 스케르초 부분이 끝나면 트리오 부분이 그 뒤를 잇는다. 트리오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각각 되풀이되는데, 스케르초의 부분이 힘차고 예리한 데 비해 조금 그 성격과 분위기가 수그러진 느낌이다. <송어> 제3악장에 있어 트리오를 이루는 데 쓰인 주제 선율이다(마디 104~112)

20

 트리오의 두 번째 부분은 첫 번째 부분의 연장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그 전개 방식이 유사성을 띠고 있다(마디 120~170). 이 두 번째 부분도 그대로 되풀이되는데, 반복이 끝나면 다시 앞부분의 스케르초로 돌아가 악장이 마무리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제3악장은 두 번째 악장에서처럼 갖가지 조성으로 변하는 것이 이채롭게 느껴진다. 피아노와 현악기가 서로 대화하듯 번갈아가며 재미있게 악곡이 어우러져 나가는 것이 유쾌하다.

21

빠르기는 안단티노로 성악곡 <송어>의 가락을 주제로 사용하고 있다. 조성은 D장조로 2/4박자. 다음은 제4악장의 주제를 이루는 선율의 앞부분이다(마디 1~4).

22

이 부분은 바이올린으로 연주되는데, 곧이어 반복되는 양태를 보이고 있다. 주제의 두 번째 부분은 다음과 같다 (마디 8~16).

23

 이 부분은 첫 번째 부분의 연장으로 그 성격이나 분위기가 첫 번째 부분과 거의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첫 번째 변주는 피아노가 주제 선율을 그대로 연주하고 다른 현악기들이 이를 장식적으로 반주함으로써 이루어진다(마디 20~28).

두 번째 변주에서 주제 선율은 비올라에 의해 보존된다(마디 40~60).

이때 바이올린은 다음과 같이 오르내리는 음형으로 첫 번째 변주와는 다른 느낌을 준다.

24

 세 번째 변주에서 슈베르트는 주제 선율을 첼로와 콘트라베이스로 넘긴다(마디 60~80). 이 부분에서 비올라와 바이올린은 다음과 같은 음형으로 악곡 전체의 분위기를 힘차게 쇄신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마디 1~2).

25

 이처럼 힘차게 밀고 나가는 느낌은 제4변주에 이르러 더욱 두드러지게 강조되고 있다(마디 80~100). 이 부분에서는 셋잇단음표를 주조로 하고 있는데, 앞서 나왔던 변주에서처럼 주제가 그대로 드러나 있지는 않다.

다섯 번째 변주로 들어가면서 악곡 전체가 무너져 내리듯 잦아지고 첼로가 단조로 주제 선율의 모습을 드러내준다(마디 100~127). 이 부분은 전체적인 분위기가 앞서 나왔던 변주들과는 달리 다소 침체되어 있는 느낌인데, 곧이어 명랑한 주제 선율이 바이올린에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마무리된다(마디 128~172). 마지막 부분은 빠르기가 알레그레토로 쾌활한 면모를 더욱 강하게 과시하고 있다.

26

알레그로로 빠르고 힘찬 악장이다. A장조에 2/4박자이다.

이 악장의 구조는 론도 형식에 가까우나 슈베르트 자신의 음악적 감각을 따라 자유롭게 전개되어 나가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첫머리는 다음과 같은 선율로 시작되고 있는데(마디 3-6), 이 선율은 곧이어 피아노가 받아 응답하듯 노래한다(마디 7-10).

27

그 뒤를 따르는 부분은 주제 선율이 음높이를 달리하면서 변화되어 나가는데, 주제가 그대로 반복된다(마디 11-26). 되풀이가 끝나면 주제 선율이 다시 등장하면서 악곡이 전개되어 간다.

제5악장의 두 번째 주제는 다음과 같다(마디 84~88).

28

이 선율은 첫 번째 주제처럼 자주 등장하지는 않는다.

 

[8월] 음악탐구

차이콥스키 피아노협주곡 제1번

 

-깊이 있게 듣는 클래식 中-

 

차이콥스키는 그의 <교향곡 제6번 ‘비창’>으로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는 작곡가이다. 그의 음악은 주관성이 강한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선율이 아름답고 매력적인 반면 다소 현시적인 효과를 노래 대중성이 강한 작품들을 내놓았다. 그의 음악은 깊은 내면성을 추구하기보다는 상상력이 풍부하고 화려한 관현악법으로 듣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차이콥스키의 음악은 정열적이면서도 세련미가 넘치고 있어 러시아 음악 중에서도 최고봉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을 만치 중요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그는 러시아 음악의 예술성을 세계적인 수준에까지 이끌어 올려 낭만주의 음악의 한 장을 기록한 러시아 최초의 작곡가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의 음악에는 러시아 정서가 그대로 반영되어 있으면서도 보편성이 깃들어 있어 독일 고전파와 낭만파의 전통을 면면히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러시아의 교향곡 작곡가들 가운데서도 주류를 이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베토벤의 후계자로 불릴 만큼 교향곡 작곡에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며 후대에 많은 작곡가들이 그의 발자취를 따르게 되었다.

 

차이콥스키는 모두 세 곡의 피아노 협주곡을 만들어냈는데, 그중에서도 지금 우리가 탐구하려고 하는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이 사람들 사이에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은 그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함께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하면 자연히 이 곡을 연상하게 된다.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은 거의 연주되고 있지 않고, <피아노 협주곡 제2번>도 그리 빈번하게 연주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은 1874년 11월부터 12월까지 약 1개월에 걸쳐 완성된 작품이다. 차이콥스키의 나이 35세가 되던 해였는데, 차이콥스키는 이 곡을 그가 존경하던 명피아니스트 니콜라이 루빈스타인(Nikolai Rubinstein)에게 바치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은 피아노의 거장이며 작곡가로 유명한 안톤 루빈스타인(Anton Rubinstein)의 동생으로 당시 모스크바 음악원의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차이콥스키의 연주를 들은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의 반응은 의외로 냉담했다. 그는 격렬한 어조로 이 작품을 깎아내렸는데,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이 곡이 피아노에는 부적당하다는 것이었다.

사실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은 극히 어려운 피아노 연주 기교를 필요로 하는 곡이다. 이 곡은 당시 피아노 협주곡의 기준으로 볼 때 새로운 기교들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두터운 겹음이나 옥타브 연주법으로 가득 차 있었을 뿐 아니라 운지법이 극히 교묘하여 웬만한 사람이 선뜻 연주하겠다고 나서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이 있었다.

루빈스타인의 악평에도 불구하고 차이콥스키는 이 곡의 수정을 거부했다. 그는 자신의 작품에 자신을 가지고 이 곡을 연주해 줄 피아니스트를 계속 물색했는데, 마침내 그의 작품에 흥미를 가지고 그를 소개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던 독일인 피아니스트 한스 폰 뷜로를 만나 그의 숙원을 이룩할 수 있었다.

 

한스 폰 뷜로는 당시 지휘자와 명연주자로 정평이 나 있어 차이콥스키로서는 더 없이 만족스러운 인물이었다. 루빈스타인과는 달리 뷜로는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을 경탄할 만한 명곡이라고 격찬하며 곧 연주할 것을 약속해 주었다. 뷜로는 1875년 10월 미국 연주 여행 중 이 곡을 초연하여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 후 이 작품은 모스크바에서도 연주되어 역시 대호평을 받게 되었다.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은 그 규모가 웅대하여 쉽게 연주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는 작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극히 세련된 외관에 차이콥스키 특유의 감상성과 애수가 가득 담겨 있어 다른 협주곡들에 비해 연주 횟수나 레코드 취입 면에 있어 월등하다고 할 수 있다. 즉, 이 곡은 음악적인 내용 면에서 뛰어날 뿐 아니라 만인의 애호를 받기에 충분할 만큼의 대중성을 지니고 있어 수많은 명곡들 가운데서도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이 지닌 매력은 러시아적 정취를 물씬 풍기는 주제가 지닌 중후하고 굵은 선과 색채감이 뛰어난 관현악법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실제로 연주하는 데 많은 난점을 지니고 있는데, 그것은 앞에서 이미 말했던 대로 기교상 어려움을 지닌 화음과 겹음, 그리고 옥타브의 패시지들이 많이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은 때때로 무겁고 둔중하게 들리기도 하는데, 이 같은 기교적인 난점과 악조건을 무마시키는 것은 그 배후에 일관하여 흐르는 웅대한 악상이라고 할 수 있다. 작품 자체가 지니고 있는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여러 피아니스트들이 앞을 다투어 이 작품의 연주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이 곡이 지니고 있는 장점이 이러저러한 단점을 무마시키고도 남음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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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악장은 매우 장대한 규모로 이루어져 있다. 구상이 웅대하고 관현악적인 색채감이 현란하여 듣는 사람을 압도하는 힘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호화찬란한 악장 구성에 걸맞게 연주 기교도 화려하여 박진감이 돋보인다. 제1악장은 자유로운 소나타 형식으로 되어 있다. 특히 서주부가 매우 길고 화려한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처음에는 Bb 단조로 시작하여 D장조로 변하면서 무겁고 강렬한 피아노의 화음을 타고 다음과 같이 인상적인 서주의 테마가 현악기 부분에 나타난다(0:17~0:38, 마디 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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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주제는 매우 극적이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주어 듣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힘을 지니고 있다. 물 흐르듯이 매끄럽고 유려하게 선율을 이끌어 나가는 차이콥스키의 솜씨가 일품이다. 이처럼 주제 선율이 전면에 떠오르는 동안 피아노는 계속 물을 퍼 올리듯 깊이 있는 화음을 배후에서 연주하고 있다. 위의 선율은 다시 그대로 반복되는 듯하다가 약간 변화되면서 서주부의 주제를 일단 마무리 짓는다.


 서주부의 빠르기는 알레그로 논 트로포 에 몰토 마에스토소로 3/4박자로 되어 있다. 이 빠르기는 본격적으로 주부에 들어가면서 알레그로 콘 스피리토(Allegro con spirito)로 바뀌고 박자도 4/4박자로 변하게 된다. 현악기에 의해 연주된 바 있었던 서주부의 주제는 다음과 같이 리듬이 변화하면서 피아노 파트로 옮겨진다(1:05~1:24, 마디 2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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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도 매우 정열적인 느낌을 주는데 현악기 파트가 연주했던 주제가 선율의 유동성을 강조했다면, 피아노에 의해 연주된 서주부의 주제는 수직적인 면이 두드러지게 돋보이는 인상을 주고 있다. 피아노가 주제를 다시 연주하고 있는 동안 현악기 파트는 피치카토로 주제부의 선율을 배후에서 뒷받침해 주고 있다.

열정적으로 서주부의 주제를 노래하던 피아노는 곧 카덴차로 옮겨갈 준비를 서두르고, 마지막에 셋잇단음표의 음형을 타고 화려하고 현란한 카덴차 부분이 뒤를 잇는다(1:41~2:16, 마디 48~ ).
 피아노의 전 음역을 탐구하며 아래위로 오르내리던 피아노는 이윽고 호화찬란한 카덴차 부분을 마무리 짓는다. 곧이어 현악기 파트가 피치카토로 주제 선율의 부분을 암시하면서 다시 한 번 웅대한 서주부를 펼쳐 나갈 준비를 한다(마디 51~59). 현악기 파트가 한껏 감정을 고조시켜 서주부의 주제를 한 옥타브를 높인 채 연주해 나가기 시작하면, 피아노도 이에 질세라 묵직하고 두꺼운 화음으로 악곡의 배후를 뒤흔들어 놓는다(마디 61~ ). 웅대함과 장엄함이 특히 돋보이는 부분이라 하겠다.
 바이올린 파트가 피아노의 카덴차 연주 이후에 서주부의 주제를 다시 한 번 재현하고 나면 목관악기 파트에 조용한 셋잇단음표 음형이 등장하면서 서주부의 마무리 작업에 들어간다(마디 79~85). 그 이후의 서주부 마지막 부분은 주부로 들어갈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마디 86~107).
 제1주제 제시는 긴 서주부가 지나간 뒤에야 비로소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주부의 첫 번째 주제는 발랄하게 통통 튀는 듯한 리듬으로 시종일관하는데, 물 흐르듯이 유려하게 이어져 나가던 서주부의 주제와 좋은 대조가 되고 있다.
다음은 제1악장의 첫 주제를 이루는 부분이다(4:59, 마디 1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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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보듯 우선 피아노로 연주되어 나가던 주제는 현악기의 보조를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개시된다. 다음은 그 성격을 확고히 하며 펼쳐져 나가는 주제 선율의 일부이다(5:08, 마디 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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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선율은 현악기와 관악기의 도움을 받으며 끊임없이 변화되어 가는데, 기본적인 리듬형이나 선율의 성격은 변화되지 않은 채 남아 있게 된다.

피아노를 중심으로 펼쳐져 나가던 주제 선율은 목관악기로 넘어가면서 피아노와 서로 주거니 받거니 대화하는 양태로 움직인다(마디 125~133). 그러는 동안 피아노는 어느덧 반주하는 위치에 있게 되고 이번에는 목관악기를 중심으로 주제가 전개되어 나간다. 이 부분에서는 특히 플루트와 클라리넷이 서로 번갈아가며 주제를 연주하여 새로운 맛을 더해 준다(마디 134~138). 그러나 목관악기끼리의 대화는 어느덧 사라지고 다시 피아노와 목관악기 파트가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5:52~6:21, 마디 146~155). 그렇지만 이번에는 피아노가 주제를 연주하지 않고 다음과 같이 화려하게 상행하는 선율로 주제를 노래하는 목관악기 파트를 보조하는 역할에 머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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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관악기 파트에 주제의 노래를 부탁하던 피아노는 다시 제 위치를 찾아 주제 선율을 연주하게 된다(6:21, 마디 168). 그러나 이번에는 16분음표의 음형으로 앞서 나왔던 부분과의 연결감을 잃지 않고 있다. 다음은 새로운 리듬 형태로 주제 부분을 변화시켜 연주해 나가는 피아노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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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의 주제 전개가 고조되었다가 잦아들면서 목관악기 파트에는 두 번째 주제를 암시하는 음형이 그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이처럼 제1주제부 마지막에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제2주제는 관악기를 중심으로 하여 클라리넷이 연주하는데, 차이콥스키 특유의 애조 어린 어투가 강조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음은 제1악장의 두 번째 주제를 이루는 선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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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리넷에 의해 연주되었던 제2주제는 곧 피아노로 옮겨져 다시 반복되는데, 이번에는 마지막 부분이 연장되어 훨씬 그 길이가 길어진 느낌이다. 위의 주제는 얼마 지나지 않아 플루트와 피아노가 함께 연주해 그 성격을 공고히 한다.
 목관악기 파트를 중심으로 제2주제가 이어져 나가면 피아노는 위아래를 오르내리며 현란한 경과를 계속하여 화려한 전개를 쉬지 않는다.
그러던 끝에 제3주제라고도 할 수 있는 새로운 악상이 떠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마디 266~ ). 다음은 제1악장의 마지막 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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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선율은 제1바이올린으로 연주되는데, 그 성격은 제2주제와 비슷한 점이 많다. 차이콥스키 특유의 애수 어린 선율이 바이올린으로 연주되어 더욱 애조를 띠고 있다.
 제1악장의 세 번째 주제라고도 볼 수 있는 선율을 자세히 뜯어보면 앞서 제2주제의 제시 때에 얼핏 그 모습을 비친 때가 있었다. 그러나 그때에는 그 성격이 두드러지지 않고 마치 경과구와 같이 스쳐 지나갔기 때문에 그리 쉽게 눈에 띄지 않았던 것이다. 이때에도 제1바이올린으로 연주되었던 이 선율은 한 옥타브 아래에 위치해 있었다.
 맨 처음 바이올린으로 연주되었던 제3주제는 곧이어 플루트에 의해 반복되면서 이어져 간다(마디 274~ ). 그러는 동안 피아노는 계속 변전을 거듭하고, 화려한 피아노의 16분음표에 의한 음형이 끝나갈 무렵 제1주제와 제3주제를 주축으로 한 음악이 얼핏 끼어든다(마디 291~299).
 제1주제의 재현(15:26, 마디 451~)은 Bb단조로 매우 짧게 끝난다. 곧이어 제2주제의 재현(15:55, 마디 471~)이 시작되는데, 이번에는 조성이 바뀌어 Bb장조가 되어 있다. 앞서 처음 제시될 때에는 클라리넷으로 연주되었던 부분인데, 이번에는 오보에가 같은 선율을 노래하고 있다. 오보에의 연주가 끝나면 플루트와 바이올린이 이를 받아 이어가고, 클라리넷도 질세라 주제의 재현에 참여하게 된다. 클라리넷이 제2주제를 노래할 무렵 피아노가 합세하는데(마디 491), 이때부터 피아노는 주도권을 잡기 시작하여 주제 선율을 끝없이 암시하며 화려한 변전을 거듭하게 된다.
 현란한 피아노의 연주를 주축으로 하여 전 오케스트라가 합세해 악곡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카덴차가 그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마디 538~). 카덴차는 두 번째 주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이후는 종결부인데, 조성은 Bb장조로 제3주제가 주축이 되어 악곡이 마무리 지어진다(마디 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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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악장은 안단테 셈플리체로 Db장조에 6/8박자로 되어 있다. 이 두 번째 악장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아름다운 가요풍의 선율이 듣는 사람의 마음을 파고든다.

제2악장의 첫 번째 주제는 현악기 파트의 피치카토 반주를 하고 플루트가 다음과 같이 우미한 주제를 노래하면서 시작된다(0:18~0:55, 마디 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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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선율은 끝나자마자 곧 피아노로 넘겨져 다시 한 번 반복된다(마디 13~20). 이때 현악기 파트는 피치카토의 반주를 멈추고 피아노를 보조하는 자세로 연주에 임한다.

피아노에 의한 주제 연주가 끝나면 오보에에 의해 다음과 같은 새로운 악상이 끼어든다(마디 2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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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선율은 주제라고 볼 수는 없지만 주제 못지않게 악곡의 분위기를 살리는 데 일익을 담당한다. 위의 선율도 끝나자마자 곧 피아노에 옮겨져 다시 반복된다(마디 28~32).
 새로운 악상을 되풀이 연주했던 피아노는 이제 16분음표의 음형으로 재잘거리며 반주를 맡는데, 이때 관악기 파트는 번갈아가며 주제의 잔영을 떨어뜨린다. 처음에는 호른이 주제의 첫머리를 노래하면, 오보에, 클라리넷, 바순이 따른다(마디 33~37).
 이처럼 관악기들이 주제의 일부를 노래하는 사이에 어느덧 첼로가 등장하여 다시 주제 전체를 굵은 목소리로 들려준다(마디 42~49). 그러자 오보에도 질세라 주제의 연주에 한몫을 담당하기 위해 나타난다(마디 50~58).
 위에서 보는 것처럼 제2악장의 첫 번째 부분은 하나의 주제를 여러 가지 다른 악기들이 번갈아가며 노래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제2악장의 두 번째 부분은 첫 번째 부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되어 있다. 빠르기도 알레그로 비바체(Allegro vivace assai)로 바뀌어 변화를 금방 알아챌 수 있을 정도이다. 다음은 제2악장의 두 번째 부분에서 그 첫머리를 이루는 음형들이다. 첫 번째 부분이 유유하게 흐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면 두 번째 부분은 갑자기 느낌이 변화하여 까불며 장난치는 듯한 음악으로 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마디 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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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의 현란한 움직임을 타고 프랑스의 낡은 민요 가락이 끼어들기 시작하는데, 이 선율은 제2악장에서 두 번째 부분을 이루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하게 된다. 다음은 두 번째 악장의 중간부에 등장하는 새로운 선율이다.. 불똥이 튀듯 움직이는 피아노 연주를 자제시키기라도 하는 듯한 가락으로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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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쩍이듯 건반 위를 오르내리던 피아노는 어느덧 카덴차를 연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첫 번째 주제가 피아노 파트에서 들려오기 시작하면서 중간부는 막을 내린다.

이후 원래의 빠르기로 되돌아오며 조성은 Db장조로 바뀌어 주제가 재현되며 2악장의 막이 내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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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악장은 빠른 론도 형식으로 3/4박자에 Bb단조로 되어 있다. 이 악장은 러시아의 춤곡을 연상하게 해 주는데, 소박하면서도 격렬한 면을 가지고 있어 매우 인상적인 악곡으로 끝마무리가 되고 있다.
제3악장의 제1주제는 다음과 같이 힘차고 유쾌한 악상으로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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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주제가 피아노를 중심으로 노래 불리는 반면, 다음에 보이는 버금 주제는 오케스트라 전체가 동원되어 한껏 분위기가 고조되어 있다. 조성은 Gb장조로 바뀌어 있다(마디 3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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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악장의 두 번째 주제는 다음과 같이 부드러운 느낌의 악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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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선율은 먼저 바이올린으로 노래 불리는데, 곧이어 피아노가 받아 되풀이하게 된다.
피아노의 화려한 연주가 끝나면 제1주제가 되돌아온다(마디 89). 되돌아온 첫 번째 주제는 곧 에피소드로 연결되고(마디 97~125), 그 뒤를 버금 주제가 뒤따른다.
 힘찬 버금 주제는 다시 제2주제를 불러내는데, 이번에는 조성이 바뀌어 Eb장조로 노래 불린다
이 두 개의 인상적인 주제는 화려한 전개를 개시하게 되는데, 그 전에 첫 번째 주제가 얼핏 모습을 드러냈다가 사라진다.
 화려한 전개를 마친 뒤 제2주제와 제1주제에 의한 종결부로 악곡은 모두 마무리 지어진다.

 

[7월] 음악탐구

하이든 교향곡 제45번 ‘고별’

-깊이 있게 듣는 클래식 中-

 

 

하이든은 모차르트와 함께 고전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흔히 ‘교향곡의 아버지’라 불리는데, 무려 104개의 교향곡을 만들어내어 다작에 능한 거장으로서의 면모를 자랑하고 있다.

하이든은 교향곡이라는 음악적 장르를 형식적으로 정착시켜 ‘교향곡의 아버지’라는 별명까지 얻었지만 그의 공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실로 모든 기악곡의 분야에서 맹활약하여 고전주의 시대의 음악 형식을 오늘날과 같은 모습으로 완성시킨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전주의 시대의 소나타 형식은 기본적으로 두 개의 대립되는 주제를 제시하여 그것을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이든은 이 같은 소나타 형식의 모형을 구조적으로 정착시켜 나갔다. 그뿐 아니라 현악 4중주를 처음으로 시도하여 작곡가들 사이에 선호 받는 음악적 장르로 유행시킨 최초의 인물이기도 한다.

하이든의 <교향곡 ‘고별’>은 전형적인 4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악장은 알레그로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두 번째 악장은 느린 아다지오, 세 번째 악장은 트리오가 딸린 미뉴에트, 그리고 마지막 악장인 네 번째 악장은 프레스토로 하이든 교향곡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악장 구성을 하고 있다.

<교향곡 ‘고별’>은 하이든이 만들어 낸 여러 개의 표제적 심포니들 가운데서도 유명한 것으로 손꼽힌다. 하이든이 <교향곡 ‘고별’>을 완성시킨 것은 1772년으로 교향곡 작곡가로서의 하이든이 지닌 완숙한 기교와 열정 어린 상상력을 잘 드러내 주고 있다. 이 작품이 일반 사람들 사이에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특이한 구성의 마지막 악장과 여기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 때문이었다.

하이든이 그의 <교향곡 ‘고별’>을 작곡하던 해인 1772년 그는 에스테르하지 공 니콜라스 밑에서 일하고 있었다. 니콜라스는 아름다운 호반을 끼고 있는 에스테르하지의 별장을 특히 사랑하여 해를 거듭할수록 여기에서 머무는 체재 기간이 길어졌다. 1772년 여름에는 피서지인 에스테르하지에 머무는 기간이 더욱 길어져서 다른 해보다 두 달이나 더 오래 악단과 함께 있겠다는 지시가 내려왔던 것이다. 이 말을 전해들은 악단원들이 실망감에 젖게 되었던 것은 물론이다. 이때 악장으로 있던 하이든은 하나의 묘안을 생각해 내었다. 즉, 풍자적이면서도 기지에 넘친 작품을 공작 앞에 내놓음으로써 그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움직여 보자는 것이었다. 하이든은 공작의 결정을 변경시켜 그가 데리고 있던 악단원들이 휴가를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좀 엉뚱한 마지막 악장을 만들어냈다.

하이든의 <교향곡 ‘고별’>의 첫 번째 악장과 두 번째 악장, 그리고 세 번째 악장은 종래의 다른 교향곡과 크게 다를 바 없이 연주되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마지막 악장인 프레스토에 이르러서는 종결 부분에서 악단원 한 사람 한 사람들이 촛불을 끄고 퇴장하고 종래에는 두 명의 바이올린 주자만이 남아 연주를 담당하는 것이다. 탄원서를 대신한 이 악곡을 듣고 관대한 니콜라스 공이 그의 명령을 번복한 것은 물론이었다.

음악탐구1

 

 

 

 

 

하이든의 <교향곡 ‘고별’>은 다음과 같이 하행하는 선율을 기조로 하여 시작된다(마디 1~4)

음악탐구2

 

 

 

제1바이올린의 연주로 주제의 성격이 강하게 부각되는데, 곧이어 음높이를 달리 하면서 두 번 더 되풀이된다. 이때 비올라와 첼로, 그리고 콘트라베이스는 다음과 같이 작은 음형으로 바로크 시대의 통주저음을 연상시키고 있다.

음악탐구3

 

 

 

 

이와 함께 반주 부분을 맡은 제1바이올린은 이끎음을 강조하여 주제를 힘 있게 받쳐 주고 있다. 다음은 싱커페이션으로 이루어진 제2바이올린의 부분이다.

음악탐구4

 

 

 

하행하는 선율선이 강조된 주제 부분의 제시가 끝나면 16분음표를 주조로 한 음형이 바이올린부에 나타난다(마디 13~15). 이것은 짧은 경과구로서 얼마 지나지 않아 주제를 강하게 상기시키는 선율이 등장하게 된다(마디 17~24). 이 같은 주제의 반복되는 제시는 긴 경과부를 지나는 동안에도 다시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마디 38~41). 경과부를 이루는 음형들은 모두 주제의 제시를 위해 쓰였던 것들이 조금씩 변형되고 자리바꿈하면서 이루어지고 있다.

두 번째 주제는 첫 번째 주제가 하행하는 선율선을 기조로 만들어졌던 것과는 달리 다음과 같이 밀어 올리는 듯한 강한 음형으로 나타나고 있다(마디 56~57).

음악탐구5

 

 

 

오보에와 제2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그리고 콘트라베이스가 모두 참여하여 연주하고 있는데, 곧이어 아무런 변화 없이 다시 한 번 되풀이 되는 것을 볼 수 있다(마디 58~59). 이렇게 제시부는 그대로 아무런 변화 없이 반복된다(마디 1~72).

전개부(마디 73~141)는 처음에 제1주제를 바탕으로 발전되어 나간다. 사실 이 부분은 엄밀한 의미에서 발전된다기보다는 제시부의 주요 부분들을 조금 변화시켜 다시 한 번 제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종류의 악상이 끼어든다. 다음과 같이 애틋한 음악이 흘러나오면 듣는 사람은 갑자기 새로운 주제를 만난 듯 놀라운 느낌을 지니게 된다. 이 같은 분위기를 지닌 선율은 <교향곡 ‘고별’> 제1악장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특이한 느낌을 준다.

음악탐구6

 

 

 

위의 선율은 전개부의 종반을 지배하며 발전되어 나가다가 잠시 호흡을 멈춘 후 재현부로 이어진다. 하이든의 <교향곡 ‘고별’>의 재현부(마디 142~209)는 제시부의 충실한 반복이라기보다는 자유롭게 변형된 형태의 재현부로 보인다. 여기서도 물론 제시부에서 그 모습을 내비쳤던 주제들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다. 그러나 제시부의 주제들은 작곡가의 상상력에 따라 자유롭게 다루어져 단조로운 반복의 유형에서 탈피하고 있다.

음악탐구7

 

 

 

하이든의 <교향곡 ‘고별’> 제2악장은 장식음이 강조된 쓸쓸한 느낌을 주는 선율로 시작되고 있다.

음악탐구8

 

 

 

위의 선율은 제1바이올린과 제2바이올린이 유니슨으로 연주하는데, 이때 비올라와 첼로, 그리고 콘트라베이스는 8분음표의 단조로운 음형으로 반주를 맡고 있다. 이 주제 선율은 관악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현악기부만을 사용하여 한층 한적한 분위기를 돋보이게 하고 있다. 이 선율은 거의 변형됨이 없이 그대로 반복된다.

현악기만으로 연주되던 선율은 경과부를 지나면서 오보에를 불러들인다(마디 28~33). 오보에의 선율은 그 성격이 그리 강하지는 못하지만 쓸쓸했던 분위기에 애잔한 감정을 슬며시 던져주고 있다.

두 번째 주제 선율은 제1주제부의 경과부 마지막 부분에 나타났던 음형을 사용하여 만들어지고 있다. 다음은 제2주제부의 첫머리를 이루는 선율이다.

음악탐구9

 

 

 

위의 선율을 살펴보면 대구나 반복을 하지 않고 하나의 선율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같은 선율은 바로크 시대에 ‘실뽑기’식으로 만들어진 선율 유형을 상기시키는 것이다. 두 번째 주제부(마디 46~76)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첫 번째 주제를 연상시키는 움직임이 눈에 띤다. 이렇게 제시부는 변화 없이 그대로 다시 반복된다.

전개부는 매우 짧고 간결하다. 처음에는 비올라와 첼로, 그리고 콘트라베이스가 제시부의 첫 번째 주제에서 보였던 장식음 음형을 모방하는 움직임을 보여 주는데, 이때 제1바이올린과 제2바이올린이 함께 유니슨으로 다음과 같은 선율을 노래한다(마디 77~82).

음악탐구10

 

 

 

곧이어 바이올린부는 비올라와 첼로, 그리고 콘트라베이스가 연주하던 음형을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마디 83~87) 제2주제를 상기시키는 음형을 노래하기 시작한다.

재현부 역시 제시부를 그대로 반복하지 않고 제시부에 나타났던 두 개의 주제를 기초로 자유롭게 악곡이 구성되어 나가고 있다.

음악탐구11

 

 

 

 

제3악장은 미뉴에트와 트리오로 이루어져 있다. 미뉴에트의 부분은 크게 둘로 나뉘는데, 각 부분이 그대로 반복된다. 다음은 제3악장의 첫머리를 이루는 선율이다(마디 1~4)

음악탐구12

 

 

 

위의 선율의 연주는 제1바이올린이 맡고 있다. 미뉴에트 특유의 우아함보다는 경쾌함이 더욱 돋보이는 선율이라고 하겠다. 위의 선율은 첫 부분이 그대로 반복되면서 연장되다가 마무리된다.

미뉴에트의 두 번째 부분은 다음과 같은 선율로 시작된다(마디 13~24).

음악탐구13

 

 

 

힘찬 호른의 울리는 음향과 함께 시작되는 위의 선율은 첫 번째 부분과 마찬가지로 제1바이올린이 중심이 되어 음악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이 선율은 마치 악곡 중간에 잠시 기분 전환을 하는 것처럼 분위기를 일신시키고 있는데, 곧이어 미뉴에트의 첫 번째 부분을 이루는 데 쓰였던 선율이 다시 등장하여 악곡을 마무리 짓고 있다. 이 부분도 첫 번째 부분과 마찬가지로 다시 반복된다.

미뉴에트의 부분이 끝나면 화려한 호른의 울림과 함께 트리오 부분이 이어진다. 다음은 트리오의 첫

부분을 이루는 선율이다(마디 41~46).

음악탐구14

 

 

 

위의 선율도 미뉴에트와 같이 4분음표의 단위가 강조되어 있는데, 곧이어 바이올린이 마치 이에 답변하듯 경쾌한 선율을 노래하며 트리오의 첫 부분을 마무리 짓는다. 이 부분도 미뉴에트와 마찬가지로 그대로 반복된다.

다음은 트리오의 두 번째 부분을 이루는 선율이다(마디 53~60).

음악탐구15

 

 

 

위의 선율의 연주는 제1바이올린이 주로 맡고 있는데, 호른이 이에 합세하여 선율에 악센트를 주고 있다. 트리오의 두 번째 부분도 그대로 다시 반복된다.

트리오의 두 번째 부분의 반복이 끝나면 다시 미뉴에트로 돌아간다. 여기서 미뉴에트는 아무런 변화 없이 첫 번째 연주 때와 마찬가지로 각 부분이 되풀이되면서 악곡이 마무리된다.

음악탐구16

 

 

 

 

 

마지막 악장인 제4악장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 부분은 프레스토로 하이든 특유의 마지막 악장이 지닌 특징적인 면모들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이 부분은 짧은 소나타 형식으로 다음과 같이 힘찬 선율로 시작되고 있다(마디 1~4).

음악탐구17

 

 

 

위의 선율은 제1바이올린으로 화려함을 가미하여 연주되고 있는데, 낮은 목소리로 답변하듯 하는 선율로 이어지고 있다. 다음 선율은 제1바이올린을 비롯한 현악기부 전부와 오보에, 그리고 바순이 합세하여 앞서 나왔던 선율과는 음향적으로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음악탐구18

 

 

 

앞서 나온 바 있었던 주제 선율은 곧이어 반복되면서 주제의 성격을 강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답변하듯 이어지던 선율 역시 뒤따라 등장하는 것은 물론이다.

첫 번째 주제의 제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 버리는가 하면 곧 두 번째 주제가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다음은 제2주제부의 첫머리를 이루는 선율이다(마디 21~22).

음악탐구19

 

 

 

이 선율은 제1바이올린과 제2바이올린이 함께 연주하는데, 그 구조에 있어 첫 번째 주제와 많은 유사점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첫 번째 주제는 솟아오르다가 아치형을 그리며 가라앉고 있는 데 비해, 두 번째 주제는 하향 곡선을 그리다가 주제의 반복이 끝난 후 상승 무드를 타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 하겠다.

제1주제와 제2주제의 제시를 마치고 나면, 종결부로 들어가 제시부의 마무리 작업에 임하게 된다(마디 45~56). 앞서 나온 악장들에 있어서도 그러했듯이 제시부는 그대로 다시 반복된다(마디 1~56).

전개부는 비교적 간결하게 구성되어 있다(마디 57~97). 전개부를 구성하는 데 사용되고 있는 주제는 주로 악장의 첫머리를 이루었던 제1주제로, 제1주제와 제2주제가 구조상 많은 유사점을 지니고 있었던 점을 생각하면 납득이 가는 일이기도 하다.

재현부(마디 97~150)는 제시부의 충실한 재현이라기보다는 제시부의 주제들을 암시하면서 마무리 작업에 들어가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짧은 소나타 형식의 프레스토 악장이 끝나면 느닷없이 느린 템포의 아다지오 악장이 이어진다. 경쾌하고 활기에 차 있던 악곡은 이제 분위기를 일신하여 고요함을 간직한 채 애소 어린 호소를 하는 것이다. 다음은 아다지오 악장의 첫머리를 이루는 선율이다(2:38~2:42, 마디 1~2).

음악탐구20

 

 

 

두 개의 오보에가 합주로 연주하는 이 선율은 무엇인가를 간청하는 듯한 탄원의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오보에의 연주가 끝나면 네 개의 바이올린이 역시 합주로 화답하듯 선율을 이어간다. 그러자 오보에는 곧 처음 연주했던 선율을 되불러오고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악곡이 이어져 나간다. 악상이 전개되어 나가면서 오보에와 제2호른은 다음과 같이 대화하듯 연주를 계속하다가 사라져 버린다.

음악탐구21

 

 

 

 

 

이때 함께 연주에 참여했던 제1오보에는 그대로 남아 있는데, 이번에는 바순이 나타나 제1오보에의 연주에 합세를 하다가 종적을 감추고 사라지는 것이다(마디 36~47). 그러자 이에 질세라 제1오보에마저 자리를 뜨게 되고(5:11, 마디 54), 곧이어 제1호른마저 떠나게 되면 무대에는 현악부만이 남아 쓸쓸하게 자리를 채운다(5:15, 마디 55).

제1오보에와 제1호른이 떠난 자리를 메꾸면서 낮은 목소리로 현악부를 받쳐주는 것은 콘트라베이스다(마디 55~67).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콘트라베이스마저 사라지게 되고, 제3바이올린과 제4바이올린이 주동이 되어 악곡을 이끌어 나가게 된다. 이때 비올라와 첼로는 주선율의 배경으로 이에 합세하는데, 안타깝게도 첼로마저 무대를 떠나 버리고 마는 것이다.

첼로가 떠난 후 쓸쓸함을 감추지 못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던 제3바이올린과 제4바이올린은 얼마 지나지 않아 무대를 등진 동료들을 따라 퇴장하게 된다(6:42, 마디 85). 남은 자리를 메꾸고 있는 것은 약음기를 낀 제1바이올린과 제2바이올린, 그리고 비올라뿐이다. 이들은 앞서 자리를 뜬 동료들이 연주하던 선율을 이어받아 악곡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다(마디 86~93). 그러나 제1바이올린과 제2바이올린을 받쳐주며 함께 연주에 참여하던 비올라마저 자리를 뜨게 되는데(마디 93), 이제 불이 꺼진 침침한 무대 위에서 제1바이올린과 제2바이올린이 약음기까지 낀 채 마지막 자리를 지키며 연주를 마치게 된다(마디 107). 

 

[6월] 음악탐구

비제 아를의 여인모음곡

 

-깊이 있게 듣는 클래식 中-

 

비제는 오페라 <카르멘>으로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는 작곡가이다. 원래는 알퐁스 도데의 희곡의 부수음악인 관현악 모음곡 <아를의 여인> 역시 그의 대표작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카르멘>이나 <아를의 여인> 모두 당시에는 극장 음악으로서의 흥행에 실패했던 악곡들이었다.

초연 당시에 심한 비난을 받았던 <아를의 여인>은 후에 재편성되어서 지금과 같은 모음곡의 형태로 알려지게 되었다. 제1모음곡은 모두 4곡으로 비제 자신이 오케스트라를 위한 모음곡으로 만들어냈다.

제2모음곡은 비제가 세상을 떠난 후에야 비로소 완성을 보게 되었다. 두 번째 모음곡도 전부 4곡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비제의 친구인 어네스트 기로의 손에 의해 첫 번째 모음곡과 비슷한 방법으로 모아지게 되었다. 두 번째 모음곡의 악기 편성은 소규모로 악단 인원 스물여섯 명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에 의해 연주된다.

<카르멘>과 <아를의 여인> 모두가 초기에는 실패했던 작품들이었지만 음악적으로는 손색이 없는 악곡들로 평가 받아 왔다. <카르멘>이나 <아를의 여인>이 오늘날에 이르러 대중적인 사랑을 받게 된 이유는 작품 자체의 아름다움과 완성도와 더불어 이국적 정취가 듣는 사람의 귀를 즐겁게 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아를의 여인 제1모음곡

 

1Prelude

비제의 <아를의 여인>의 첫째 모음곡은 다음과 같이 힘찬 주제로 시작되고 있다.

음악탐구1

 

 

 

 

이 주제의 첫머리는 곧이어 반복된다. 이렇게 하여 주제의 첫 번째 부분이 일단락되는데, 이어지는 선율은 같은 분위기로 변화되어 주제의 두 번째 부분을 이루게 된다. 주제의 두 번째 부분을 이루는 선율은 다음과 같이 행진곡풍의 분위기를 계속하고 있다.

음악탐구2

 

 

위의 멜로디도 첫 번째 부분과 마찬가지로 되풀이된다. 그러니까 이 주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각기 반복의 기법을 토대로 구성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첫 곡은 전주곡의 성격을 띠고 있는데, 전체적인 구조는 세 개의 각기 다른 성격의 부분들로 구성되어 서로 대조적인 특성을 드러낸다. 위에서 보기로 든 주제는 첫 번째 부분을 이루는 데 기초가 되어 계속 변주되어 나가고 있다.

첫 번째 변주곡은 주제와 대동소이하지만 플루트와 잉글리시 호른, 클라리넷, 그리고 바순이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로 노래해 주제와는 상이한 느낌을 주고 있다.

두 번째 변주는 ‘생생하게’라는 지시(animato)와 함께 다시 활기 있는 악장이 전개된다. 주제는 목관악기와 호른이 맡는데, 여기에 색소폰도 곁들여져 색채감을 더하고 있다. 현악기 파트는 트레몰로로 악곡의 배경을 연주하고 끊임없이 들려오는 작은 북의 배음이 한층 활력을 더해 주고 있다.

세 번째 변주는 안단티노(Andantino)로 느리면서도 한가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바순의 셋잇단음표로 된 분산화음형의 배경음이 특징적이라고 하겠다. 다음은 세 번째 변주에서 끊임없이 들리는 셋잇단음표의 음형이다.

 

음악탐구3

 

 

 

위와 같은 바순의 셋잇단음표의 음형을 뒤에 깔고 첼로가 주제를 연주하는데, 이때 두 대의 호른이 대위 선율을 노래해 악곡을 더욱 풍부히 채색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첼로 파트의 주제 선율을 보조하면서 함께 어우러지는 호른 파트의 대위 선율은 다음과 같다.

음악탐구4

 

 

 

 

마지막 변주인 네 번째 변주에서는 다시 처음과 같이 C단조로 돌아간다. 최후의 제4변주는 마치 클라이맥스를 이루듯 전체 관현악에 의해 주제가 강하게 부각된다.

 

2Minuetto

이 두 번째 곡은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악장의 첫 번째 부분은 다시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이 두 부분은 각기 다시 되풀이된다. 다음은 첫머리를 이루는 선율이다.

음악탐구5

 

 

 

 

 

이 부분은 다소 행진곡풍이 가미되어 있으나 3박자 계통으로 장식음을 가끔 사용함으로써 무거운 모습을 벗어버리고 경쾌한 잔걸음을 재촉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선율이 반복되고 나면 앞의 부분과 비슷한 느낌의 선율이 나타난다. 여기서 비제는 앞서 나온 부분의 선율을 나누어 사용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플루트의 경쾌한 움직임이 강조되어 한층 재미나고 상큼한 분위기를 더해 주는 것 같다.

두 번째 부분은 C단조에서 Ab장조로 전조되어 있다. 새로운 부분을 예시하듯 전주 부분은 다음과 같이 2분음표와 4분음표로 된 다소 무거운 느낌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음악탐구6

 

 

 

그러나 분위기는 어느덧 바뀌어 큰 아치의 곡선을 그리며 바이올린의 선율이 그 윤곽을 드러낸다. 곧이어 바이올린으로 다시 반복되는 선율은 다음과 같은 모습을 지니고 있다.

음악탐구7

 

 

 

 

 

되풀이된 바이올린 파트의 선율은 바로 플루트와 클라리넷에 의해 되받아지는데 이처럼 악기가 바뀌어 가며 같은 선율을 반복해 연주하는 것은 관현악 작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세 번째 부분은 첫 번째 부분의 축약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조성도 Ab장조에서 다시 C단조로 바뀌어 앞서 나왔던 부분을 재현하고 있다.

 

3Adagietto

비제의 <아를의 여인> 제1모음곡에서 세 번째 악곡을 이루는 작품은 아다지에토로 짧지만 아름답고 서정적인 노래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 아다지에토란 말은, 보통 이야기하듯, 아다지오보다 다소 빠른 템포로 연주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아다지오의 템포에 의한 소품이라는 뜻이다. 이 악장은 약음기를 붙인 현악기만으로 연주되는데, 적막하면서도 감동적인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비올라의 낮은 반주로 시작되는 <아를의 여인> 제1모음곡의 세 번째 곡은 다음과 같은 아름다운 바이올린 선율로 시작된다.

음악탐구8

 

 

 

이 선율은 같은 분위기로 여러 가지 모습의 움직임을 지니며 이어져 나간다. 여기서 중심이 되는 음은 첫머리 A음으로 Bb음을 거쳐 G음까지 내려오는 선율 첫머리의 움직임이 전체 선율의 형태를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비제의 <아를의 여인> 제1모음곡에서 아다지에토는 짧으면서도 음악적 흐름이 유연한 것이 특징적이다. 전체 선율은 부자연스러움이 없이 길게 이어지고 있는데, 중간을 조금 지나면서 분위기가 고조되어 클라이맥스를 이루고 있다. 그 이후 종반부의 마지막 부분은 전체 악곡을 마무리하는 작업으로 일종의 코다와 같은 느낌으로 종결된다.

 

4Carillon

이 마지막 곡은 화려한 종의 음악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여기서 악곡의 배경으로 끊임없이 울리는 4개의 호른 소리가 특징적이다. 종소리를 연상시키는 호른의 배경음을 타고 바이올린이 다음과 같은 주제 선율을 연주한다.

음악탐구9

 

 

 

이 선율은 같은 바이올린으로 세 번이나 반복된다. 그 이후 주제 선율의 양태는 변모되지만 분위기는 그대로 유지되어 주제 선율은 전체 악곡의 성격을 규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첫 번째 부분의 화려한 전개가 끝나면 플루트 2중주에 의해 다소 느린 두 번째 부분이 시작된다. 다음은 두 번째 부분의 첫머리를 이루는 선율이다.

음악탐구10

 

 

 

위에서 보는 것과 같은 선율은 이런 모습 저런 모습으로 변형되면서 계속 이어지는데, 전체적인 분위기에는 별 차이가 없어 첫 번째 부분의 전개 양식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다.

제4곡의 마지막 부분은 첫 번째 부분을 조금 변형하여 완성된 것이다. 호른에 의한 종소리 모방은 여전하지만 첫머리의 주제는 바이올린 대신 오보에가 맡아 노래하고 있다. 그러나 곧이어 바이올린의 주제 선율을 맡아 플루트의 보조를 받아가며 악곡을 마무리하고 있다.

 

아를의 여인 제2모음곡

 

1Pastorale

비제의 <아를의 여인> 제2모음곡도 모두 4개의 악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악곡은 ‘파스토랄’이란 제목이 암시하듯 평화로운 분위기를 시종일관 유지하고 있다. 이 악곡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마지막 부분은 첫 번째 부분의 재현으로 구성되어 있다.

짧으면서도 장중한 서주 부분이 끝나면 다음과 같이 목가적인 분위기의 선율이 나타난다.

음악탐구11

 

 

위의 선율은 현악기를 중심으로 하여 잉글리시 호른이 곁들여지는데, 스메타나의 <몰다우 강>에서와 같은 평화로운 분위기가 물씬 풍겨나고 있는 것이 특징적이다. 이 선율은 곧이어 다시 한 번 반복되고, 플루트에 의해 되받아 계속 이어진다.

플루트의 노래가 끝나면 다음과 같이 목관악기와 색소폰이 서로 대화하듯 간주부의 느낌이 드는 부분을 연주한다.

음악탐구12

 

 

 

 

 

 

 

 

여기서부터 첫 번째 부분의 새로운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짧지만 그 성격이 두드러지게 뚜렷해 앞서 나온 부분과 눈에 띄게 구별이 된다. 다음은 첫 번째 부분의 중간부를 구성하는 데 쓰인 주제 선율의 일부이다.

음악탐구13

 

 

 

 

 

먼저 플루트로 연주되기 시작한 선율은 곧 잉글리시 호른을 동반해 2중주를 노래하게 된다.

제1곡의 두 번째 부분은 탕브랭의 독특한 리듬을 타고 플루트와 클라리넷이 다음과 같은 선율을 끌어들인다.

음악탐구14

 

 

 

 

 

위의 선율은 플루트와 클라리넷이 유니슨으로 연주하는데, 두 번째 부분 여러 곳을 통해 다시 나타나게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와 비슷하게 피콜로와 오보에도 짝이 되어 유니슨의 선율을 노래한다.

제1곡의 마지막을 이루는 부분은 첫 번째 부분의 재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첫 번째 부분이 그대로 다시 나타나지 않고 첫머리의 선율을 중심으로 앞서 나온 부분을 상기시키는 정도로 악곡이 마무리되고 있다

.

2Intermezzo

제2곡은 간주곡으로 우리가 흔히 ‘신의 어린 양’(아뉴스 데이)라는 노래로 잘 알고 있는 작품이다. 이 악곡의 첫머리는 다음과 같이 장엄한 서주로 시작되고 있다.

 

음악탐구15

 

 

 

전체적인 선율은 대구를 이루거나 반복되지 않고 주제 선율의 분위기와 느낌을 그대로 간직하면서 이어지는 구조를 하고 있다. 노래가 모두 끝나면 앞서 서주 부분에 나왔던 장엄한 느낌의 선율이 다시 등장한다. 곧이어 플루트에 의해 주제 선율의 일부가 노래되다가 악곡이 마무리된다.

앞서 나왔던 주제 선율은 알토 색소폰에 의해 연주되어 깊이 사색에 잠긴 것 같은 느낌이었던 데 반해 이번에는 플루트의 평화로운 분위기의 노래 가락이 정답게 느껴진다.

 

3Menuetto

전체적으로 세 부분의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 악곡의 주제 선율은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는 사랑스러운 노래 가락이다. 넓은 분산화음 음형을 연주하는 하프의 선율을 배경으로 하여 플루트가 다음과 같은 멜로디를 노래함으로써 이 악곡은 시작된다.

음악탐구16

 

 

 

 

 

위의 선율은 서로 대구를 이루거나 하지 않고 맨 첫머리의 멜로디를 유사하게 변형시킴으로써 전체적으로 완성된 선율 형태를 이루도록 구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선율은 조금 활발하게 변형시켜 가며 되풀이된다. 음악을 들으면서 주제 선율이 어떤 식으로 이용되고 있는지 주의를 기울여 보면 좋겠다.

첫 번째 부분의 주제가 매우 선율적이었다면 두 번째 부분의 주제는 수직성을 강조한 형태로 첫 번째 부분의 주제 선율의 특징도 함께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 부분은 첫 번째 부분에서 나왔던 주제 선율을 다시 불러들임으로써 시작되고 있다. 이곳에서도 하프의 낭랑한 음색과 플루트의 부드러운 음빛깔이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특히 중간 부분에서 색소폰을 등장시켜 플루트의 선율에 대해 카논적인 진행을 하도록 배려한 것이 이채롭다.

 

4Farandole

제4곡은 다음과 같이 힘찬 선율로 시작되고 있다.

음악탐구17

 

 

 

전체 관현악기를 총동원하여 연주되는 이 주제 선율은 우리 귀에 매우 익숙해진 가락이다. 이 선율은 곧이어 다시 한 번 반복되며, 뒤에서도 악기 배열을 달리하여 되풀이되어 그 성격이 매우 강하게 부각되고 있다. D단조로 연주되는 주제 선율 뒤에 D장조의 매우 빠르고 경쾌한 선율이 플루트에 의해 연주된다. D장조 부분의 주제 선율은 다음과 같다.

음악탐구18

 

 

 

위에서 보기로 든 두 개의 선율은 제4곡을 구성하는 데 기초가 되는 것이다. 이 두 개의 선율부가 번갈아 나타나면서 전체 악곡을 지배한다. 둘 다 힘 있고 활기 있는 선율적 특징을 보이지만 첫 번째 선율이 수직적인 느낌이 강하다면 두 번째 선율은 수평적인 느낌으로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D장조의 경쾌한 부분이 끝나면 B단조로 첫 번째 주제가 다시 되돌아오면서 악곡이 계속 이어져 나간다.

 

[5월] 음악탐구

브람스 ‘하이든 주제에 의한 변주곡’

-깊이 있게 듣는 클래식 中-

 

 
브람스는 19세기가 낳은 위대한 보수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19세기 챔버 음악 작곡가 중의 거인이며, 여러 가지 면에서 베토벤의 진정한 계승자라고 할 수 있다.
 19세기 낭만주의는 영감을 중시하던 시기였고, 교향곡이나 실내악과 같은 정교한 형식미를 지닌 악곡보다는 작고 아름다운 소품들이 더 애호되던 때였다. 그러나 브람스의 음악은 영감만이 전부가 아니라 진지하게 사색된 착상들로 가득 차 있다. 그의 음악은 영감을 통제하여 사려 깊은 성격을 드러내고 있으며, 재료가 집중되어 있어 장대하고 비극적인 느낌을 줄 때가 많다.
 그의 음악은 반성적이며 정열을 표현하되 극단을 피하고 있어 듣는 이에게 안도감을 준다. 음악적 움직임이 논리적일 뿐만 아니라 그 발언의 간결성으로 인해 성급하고 충동적인 낭만주의의 함정을 교묘히 피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음악에는 여러 가지 다양한 요소들이 정연한 규율과 질서를 지닌 형식 속에 재생되어 있으며, 낭만주의의 풍부한 화성과 따뜻한 감정이 본질적으로 고전적인 기본 관념 하에 구축되어 있다. 한마디로 브람스는 낭만주의의 성과를 고전적인 윤곽 안에 담았다고 할 수 있겠다.
 ‘하이든의 주제에 의한 변주곡’은 관현악 작품으로 편성되어 있다. 19세기가 낳은 위대한 교향악 작곡가인 브람스와 교향악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하이든과의 만남은 실로 경이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이든의 매력적인 주제는 브람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브람스는 우선 이 노래를 피아노 작품으로 완성했다. 1873년 7월에 완성된 이 작품은 곧 관현악용의 악곡으로 다시 편성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관현악 작품으로 편성된 <하이든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 처음 연주된 것은 1873년 11월 2일 빈 필하모닉 음악회의 제1회 연주회에서였다.
 전체 악곡은 모두 9개의 변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 앞의 8개 변주는 하나하나가 성격 변주를 이루고 있고, 고전 시대의 변주곡처럼 번호가 매겨져 있다. 특이한 것은 맨 마지막 변주곡에 해당되는 제9변주이다. 이 변주에는 ‘피날레’라는 작곡자 자신의 표기가 명시되어 있어 전체 악곡을 마무리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피날레 자체가 19개의 변주를 이루도록 만들어져 있어, 실은 변주곡 속의 또 다른 변주곡처럼 되어 있는 것이다.
 ‘하이든 주제에 의한 변주곡’은 여러 가지 점에서 고전적인 기풍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근대적인 특징들을 보여 주고 있다. 비교적 작은 편성의 관현악 악기들을 사용하고 있으면서도 19세기풍의 복잡한 관현악적 색채감의 효과를 십분 활용하여 충분히 성숙된 브람스의 관현악적 기교에 대한 숙달을 보여 주고 있다.

 

주제 Andante


주제로 쓰인 노래는 하이든이 18세기가 다할 무렵 그의 후원자였던 에스테르하지 공의 군악대를 위해 만든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이 노래가 실제 하이든 자신이 새로 창작한 것이 아니라, 낡은 찬송가로부터 따온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이든 주제에 의한 변주곡>의 주제에 대한 출처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이 노래가 여러 가지 면에서 찬송가와 같은 느낌을 주는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브람스가 이 노래를 자신의 변주곡을 위한 주제로 사용한 것은 매우 타당성이 있는 것이었다. 변주곡의 기본 개념은 어떤 주제를 중심으로 그것을 변화시켜 나가면서 그 주제가 지니고 있는 잠재적인 힘과 능력을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주제를 자유롭게 변화,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주제의 성격이 기본적으로 복잡하지 않아야 한다. 따라서 변주곡에서 사용되는 주제는 거의 대부분이 간단한 2부분, 3부분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하이든 주제에 의한 변주곡’의 주제는 단순하면서도 앞으로 무궁히 발전할 수 있는 여지를 암시하고 있어 변주곡의 주제로서는 매우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브람스가 작곡한 <하이든 주제에 의한 변주곡>은 다음과 같은 행진곡풍의 노래로 시작된다(0:00~0:10, 마디 1~5).

음악탐구1

 

 

두 개의 오보에와 두 개의 바순으로 연주되는 이 주제는 관악기를 사용해 행진곡풍의 주제적 성격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전체적인 구조는 병행 6도의 화음을 주조로 밝고 명랑하면서도 평화로운 분위기를 견지하고 있다.
 위의 주제는 곧이어 다시 반복되면서 주제의 전반부를 마무리한다. 크게 두 단위로 대구를 이루고 있는 전반부의 주제는 그대로 반복된다.
주제의 후반부는 다음과 같은 노래로 이어진다(0:41~0:57, 마디 11~18).

음악탐구2

 

 


이때는 바순이 빠지고 오보에 혼자 연주하는데, 곧이어 바순이 합류하며 주제의 전반부가 다시 돌아오게 된다. 클라리넷과 플루트 등의 다른 관악기들이 더해져 주제의 성격을 더욱 명확히 하고, 같은 리듬적 특징을 살려 주제 전체를 일단락하는 작업으로 들어간다. 이 부분에서는 Bb음이 길게 끌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 음은 다음에 이어지는 첫 번째 변주에서 그대로 계속되면서 악곡 전체를 지배하게 된다. Bb음을 주조로 한 주제의 마지막 부분은 짧지만 코다로서 악곡을 마무리하는 기능을 충분히 하고 있다. 두 번째의 주제 부분도 그대로 다시 반복된다.
 주제의 전체 구조를 보면 엄밀히 두도막 형식이라 볼 수는 없지만 뚜렷하게 구분되는 두 개의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부분들은 다시 네 마디 혹은 다섯 마디 단위로 다시 대구를 이루듯이 구성되어 있다.

 

1변주 Poco pi`u animato

<하이든 주제에 의한 변주곡>의 첫 번째 변주는 주제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Bb음의 강한 울림을 규칙적으로 반복하면서 그것을 배경으로 다음과 같이 유려한 선율을 이루며 계속되어 나가고 있다.

음악탐구3

 

 

 

 관악기의 울림을 타고 현악기가 곡선미에 넘치는 선율을 미끄러지듯 연주하는데, 비올라와 첼로, 그리고 두 개의 바이올린 성부가 8분음표와 셋잇단음표로 된 음형을 서로 얽히듯 대비시키며 악곡을 이루어 나간다. 두 개의 다른 음형으로 된 선율선들은 대위법적인 짜임새로 모방하기도 하고 합류하기도 하면서 순탄한 짜임새를 보여 주는데, 화음을 우두둑 부수어서 폭넓은 분산화음의 음형을 보여 주고 있다. 이처럼 화음을 분산시키거나 선율미를 강조하면서 대위법적인 기교를 사용하는 것은 브람스의 음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브람스의 특유의 멋과 맛을 더해 주는 것이다. 다음은 주제의 두 번째 부분에 나오는 악보인데, 분산화음 음형과 대위법적인 기교의 결합을 잘 보여 주고 있다(0:32~0:37, 마디 44~48).

음악탐구4

 

 

 

 

 

 

 

여기서 현악기의 각 성부들은 자유롭게 결합하고 나뉘면서 선율의 곡선적 아름다움을 강조하고 있다.

 

2변주 Pi`u Vivace

두 번째 변주곡은 지금까지의 평온한 기분에서 벗어나 강한 점8분음표를 주조로 활기 있는 움직임을 보여 준다. 피우 비바체로서 매우 빠르고 힘찬 부분들로 이루어져 있다. 첫머리는 다음과 같이 Bb음을 강하게 울리면서 클라리넷과 바순이 선율을 이어가고, 현악기부는 피치카토로 첫 번째 변주의 분산음형들을 암시하고 있다. 시작은 피콜로와 바이올린이 Bb음을 강조한다.

두 번째 변주의 포문을 연 Bb음의 강한 리듬은 주제의 후반부를 변주하면서 더욱 그 중요성이 증대되어 감을 알 수 있다. 두 번째 변주의 마지막 부분은 이 리듬을 주조로 마무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음악탐구5

 

 

 

 

 

 

 

 

 

3변주 Con moto

세 번째 변주는 느린 악장으로 다음과 같이 평화로운 분위기의 선율들로 이루어져 있다.

음악탐구6

 

 

 

 

 

 

오보에와 바순으로 연주되는 이 선율은 주제와 비슷한 분위기를 이루고 있지만 대구를 이루지 않고 하나의 선을 이루며 계속된다. 이 부분은 반복되지 않고 곧이어 현악기부에 의해 받아지면서 새롭게 변주되어 나간다. 이때 관악기부는 16분음표의 음형으로 위에서 노래하는데, 아래의 현악기 선율을 보조하면서도 묘하게 대비감을 이루며 구성되고 있다.

세 번째 변주는 두 번째 변주와는 달리 여러 가지 면에서 주제가 지닌 특징적인 면모들을 상기시키고 있다. 이 세 번째 변주는 밝으면서도 유려하여 낭만주의 특유의 따뜻한 서정성을 보여 준다. 주제의 성격을 깊이 간직한 가락은 다시 나올 때마다 새롭게 변주되어 나간다. 전체 악곡을 통해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대위법적인 기교의 묘미를 살리고 있고, 여기서도 여전히 Bb음이 강조되어 있다.

 

4변주 Andante Con moto

네 번째 변주도 세 번째 변주에 이어 느린 악장이 계속되고 있다. 주제가 지닌 밝고 평온하던 느낌이 사라지고 어둡고 쓸쓸하면서도 음울한 분위기가 악곡 전체를 지배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박자는 2/4박자에서 3/8박자로 변해 기본적인 리듬의 박동감이 달라진 분위기를 더욱 강조해 준다. 주선율은 우선 오보에와 호른이 맡는다.

음악탐구7

 

 

 

전체 선율의 움직임은 한가롭지만 이전의 평화롭던 인상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폭풍 전의 구름 낀 하늘처럼 암울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이때 비올라는 16분음표의 대위법적인 선율로 주선율을 차분히 받쳐 준다.

음악탐구8

 

 

위에서 보듯 비올라의 선율은 미끄러지듯 유려하면서도 오보에와 호른이 연주하는 주선율과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 비올라의 대위법적인 선율은 곧이어 플루트와 클라리넷에 의해 되받아지고, 어느덧 주선율은 바이올린과 비올라 파트로 옮겨져 있다(0:20~0:40, 마디 156~165).

다음 부분에서 전개되는 이야기의 내용도 앞부분과 비슷하지만, 각 악기별로 선율이 나뉘어 나가면서 앞부분의 동기가 전개되어 나간다.

 

5변주 Vivace

세 번째와 네 번째의 느린 악곡들이 끝나면 곧이어 비바체의 활발하고 빠른 악곡이 시작된다. 이 다섯 번째 변주는 매우 잰 발걸음으로 밝고 명랑한 분위기를 강조하고 있는데, 마치 교향곡에 있어서의 스케르초 악장처럼 활기에 넘치고 있다, 여기서는 스포르찬도와 대비되는 여린 음들이 서로 대조되어 활달함이 더 두드러지게 배가된다. 빠르기에 있어서뿐만 아니라, 악곡이 전개되어 나가는 전체적인 구조가 앞서 나왔던 느린 악장들과 여러모로 상반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첫머리에서 현악기부가 8분음표로 서두를 강조하여 잰 발걸음의 음형을 연주하면 이를 배경으로 관악기가 다음과 같은 선율을 이어 나간다.

음악탐구9

 

 

 

전체 오케스트라에 의해 경쾌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나면, 이번에는 관악기부와 현악기부가 그 역할을 바꾸어 앞서 나온 동기들을 발랄하게 받아간다.

한편, 맨 위에서 재잘거리는 피콜로의 선율이 악곡 전체의 분위기를 더욱 밝게 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두드러지게 떠오르는 피콜로의 선율은 다음과 같이 경쾌하기만 하다(마디 229~233)

음악탐구10

 

 

다섯 번째 변주는 6/8박자이지만 그 속도가 매우 빨라서 3박자 계통이 주는 우아함보다 2박자 계통의 수직적 느낌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점이 특징적이라고 하겠다. 앞서 나온 변주들에 있어서처럼 여기서도 가끔 Bb음이 뇌리를 자극한다. 이 같은 것은 특히 호른 파트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6변주 Vivace

여섯 번째의 변주는 비바체로 다섯 번째의 변주와 활기 있는 스케르초풍의 악장이다. 이 악곡은 8분음표와 16분음표 두 개가 결합된 동기의 리듬을 강조하며 구성되어 나가고 있다.

위의 리듬은 전체 악곡을 지배하면서 힘찬 느낌을 불러일으키는데, 주제가 지니고 있는 행진곡풍의 성격을 연상하도록 만들어준다. 다음은 여섯 번째의 변주의 첫머리를 이루는 부분이다. 여기서도 셈여림의 대비가 부각되어 앞서 나왔던 변주들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눈에 띈다,

음악탐구11

이처럼 일정한 리듬 패턴이 계속되면 악곡 전체에 통일감을 부여하여 일관성을 강조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곡 전체에 일종의 추진력을 부여해 특유의 힘이 느껴지게 마련이다. 이때 현악기부는 피치카토로 규칙적인 리듬감이 느껴지도록 배려되어 있다.

 

7변주 Grazioso

여섯 번째 변주에서는 앞서 나온 악장의 6/8박자에서 주제의 리듬적 박동감인 2/4박자로 되돌아오는데, 곧이어 일곱 번째 변주에서 다시 6/8박자의 리듬을 타게 된다. 여기서는 다소 느린 빠르기의 설정으로 인해 6/8박자의 리듬적 박동감이 지닌 곡선미가 잘 드러나고 있다. 일곱 번째 변주의 첫 부분은 다음과 같이 목가적인 선율을 플루트가 연주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이 선율은 곧이어 바이올린으로 옮겨져 되풀이된다,

음악탐구12

 

 

주제에 있어서 각 부분이 반복되었던 것처럼 여섯 번째 변주와 일곱 번째 변주에서 각 부분은 되풀이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주선율의 특징적인 리듬형은 전체 악곡을 구성하는 데 기초가 되고 있다. 브람스는 특히 이 악장에서 마디선을 넘나드는 복합적인 리듬을 구사하고 있다. 다음과 같이 복잡한 형태의 리듬은 브람스 음악에 특유한 분위기를 선사해 준다

음악탐구13

 

 

8변주 Presto non troppo

여덟 번째 변주는 프레스토 논 트로포이지만 그리 빠르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8분음표를 주조로 하여 다음과 같이 계속 이어지는 선율은 어떤 점에서 바로크 시대에 실을 자아내듯 뽑아내는 선율의 특징적인 면모를 연상시킨다.

음악탐구14

 

 

 

비올라와 첼로에 의해 연주된 이 신비스러운 선율은 곧이어 바이올린에 의해 모방되고, 여기에 목관부가 더해져 대위법적인 방법으로 악곡이 구성되어 나간다. 첫 부분의 마지막에는 피콜로와 클라리넷, 바순이 다시 주선율을 상기시켜 특징적인 리듬 형태를 끝까지 유지해 나가고 있다.

 

피날레 Andante

피날레는 안단테로 느린 악장이다. 이 마지막 마무리를 하는 악곡은 앞서 나온 변주들의 연장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것 자체로 일련의 변주곡을 이루는 파사칼리아라고 할 수 있다. 파사칼리아의 음악적 구조는 바소 오스티나토와 마찬가지로 저음부의 선율이 반복되어 악곡이 이루어진다. 바소 오스티나토의 경우에는 단순한 음악적 움직임이 지배적인 데 반해 파사칼리아는 보다 길고 음악적인 선율이 되풀이 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다음은 마지막 악장의 주제가 되는 선율이다. Bb음이 강조되면서 장중한 느낌을 주도록 만들어져 있는 것이 특징적이라 하겠다.

음악탐구15

 

 

 

피날레에는 총 19개의 변주까지 있다.

 

https://youtu.be/g8kqntoB6Z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