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음악탐구

음악회용 소품 - 짧지만 압축된 형식의 묘미
『귀가 트이는 클래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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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소품’과 비슷한 음악 작품들로 ‘음악회용 소품’이 있다. 음악회용 소품은 여러 가지 면에서 실내 소품에 비견할 만하지만 실내 소품보다 길이가 길며, 기교면에서 화려하고 까다롭다. 음악회용 소품은 흔히 음악회가 끝난 뒤 환호하는 관중들의 갈채에 응답하기 위해 연주되는 앙코르로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음악회용 소품들이 소나타처럼 길이가 너무 길거나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연주자의 기량과 음악성을 보여주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그 예술적인 완성도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음악회용 소품들은 대개 단순한 기교 숙달보다 내적인 표현성과 세련미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쇼팽의 『연습곡』은 그런 면에서 음악회용 소품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손꼽을 수 있다. 『연습곡』은 하나의 예술적 작품으로 완성되어 있지만 내용면에서 연주가의 기교적 숙달을 돕는데 필요한 여러 가지 음악적 움직임을 포함하고 있다. 다음은 쇼팽의 『연습곡, op.10』의 제3번이다.

이 작품은 보통 사람들 사이에서 ‘이별곡’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는데, 특별히 오른손의 움직임에 숙달된 기교를 요구한다. 엄지손가락으로는 내성부를 유지하면서 새끼손가락으로 주선율을 연주하는 것으로, 외성이 드러나기 위해서는 손 바깥쪽의 약한 부위에 적당히 힘을 안배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피아니스트의 오른손 기량 연습과는 관계없이 약간 우울하면서 달콤한 선율의 아름다움으로 음악 애호가들뿐 아니라 클래식에 취미를 붙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위의 작품이 오른손 연습에 주안점을 두었다면 다음 곡은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려오는 왼손의 빠른 움직임이 특히 인내 있는 연습을 필요로 한다.

 이 작품 역시 쇼팽 『연습곡』 중의 하나로,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왼손의 격렬한 움직임이 주는 뜨거운 감정의 폭발은 <이별곡>이 지닌 서정성과는 달리 매우 정열적인 느낌을 고양시킨다.


 리스트(Franz Liszt)가 작곡한 <라 캄파넬라>는 피아노 연주회장에서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음악회용 연습곡이다. 모든 연습곡이 그렇듯이, 이 작품도 연주하는 사람에게 오랜 시간의 기교적 숙달을 요한다. <라 캄파넬라>의 기량적 어려움은 우선 이 작품이 피아노의 전역을 망라하는 넓은 음폭을 질주하듯 오르내려야 한다는 데서 온다.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는 듣는 사람의 감각적 쾌감에 호소하며 얼굴을 찡그리고 깊이 생각할 여유나 부담을 주지 않는 대신, 피아노의 아래위를 쉴 새 없이 뛰어다니는 연주가의 곡예는 듣는 사람에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음악회용 소품 중에 이처럼 화려한 기교를 자랑하는 곡으로 ‘토카타’를 꼽을 수 있다. 토카타는 음계를 따라 빠르게 움직이는 음형들로 이루어져 있어 마치 섬광이 번뜩이는 것처럼 유쾌하다. 종종 생기에 찬 도약과 장식적 떨림음(trill)이 덧붙어 토카타의 토카타다운 멋과 맛을 더하여 준다. 다음은 바흐의 <토카타 D단조>다. 누구에게나 잘 알려져 있는 작품으로 바로크 시대에 만들어진 토카타 작품들이 흔히 그러하듯이 푸가가 함께 곁들여져 있다.

https://youtu.be/F4JQZb83oCc

 위의 선율을 들으면서 느꼈을지 모르지만, 바로크 시대의 선율은 그 움직임과 구조에 있어 고전주의나 낭만주의 시대의 선율과는 매우 다른 것을 종종 보게 될 것이다.

고전주의나 낭만주의 시대에 있어서 선율은 전형적으로 네 마디가 두 마디씩 서로 대구를 이루는 형태로 되어 있다. 바흐의 ‘토카타’ 선율은 휴지도 없고 종지도 없이 마치 누에가 실을 뽑아내는 것처럼 같은 음형이 계속 되풀이 되면서 변화된다. 이처럼 작품의 첫머리를 연 선율은 전체 음악을 구성하는 데 기본적인 발판을 이룬다. 낭만주의 시대의 소품들 중에도 서로 상반된 기분이나 분위기가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고전주의 시대를 풍미했던 소나타―알레그로 형식의 경우에는 상반된 성격을 지닌 두 개의 주제가 변증법적으로 발전·전개하여 통합되는 개념이 악곡 형식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바로크 시대의 음악은 단일 주제로 시작해서 단일 주제로 끝난다. 따라서 중심 주제가 작품 전체의 성격을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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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으로 연주되는 음악회용 소품들 가운데 하나로 파가니니의 <카프리치오 제24번>이 유명하다. 그 자신이 거장에 속하는 바이올리니스트인 파가니니는 음악적으로 재치 있는 바이올린 곡들을 다수 발표하는데, 그의 작품들은 모두 바이올린이라는 악기가 지닌 성질과 기법에 대한 작곡자의 깊은 이해와 관심을 잘 반영해 주는 것이다.

이 같은 선율적 재료는 단순히 되풀이 되거나 변화되면서 악곡 전체를 이루는 바탕이 되는데,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의 경우처럼 매우 경쾌한 감각으로 작곡되어 듣는 이에게 부담 없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악곡 자체가 주는 즐거움도 즐거움이려니와 숨 가쁘게 돌아가는 연주자의 손가락 기교를 감상하는 재미가 겹쳐, 이 작품은 연주회의 레퍼토리나 앙코르 곡으로 심심치 않게 등장 한다.

이 곡은 대부분의 음악회용 소품이 그러하듯이 듣는 사람의 즐거움에 버금가는 기교적 어려움을 연주자에게 선사한다. 그것은 주로 잦은 도약과 여러 음을 한꺼번에 연주해야 하는 스타핑(stopping)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연주하는 사람을 괴롭히는 어려움이 듣는 사람에게는 곧 거장의 기교에 넋을 빼는 원인이 되니 묘한 일이다. 

[5월] 음악 탐구

 피아노가 돋보이는 명곡 탐방 (6)
-실내악-
『20세기 명연주가 명곡·음반』 중에서 

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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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아노 5중주곡 제1번 d단조 op.89
    포레의 실내악곡은 외향적 화려함을 없애고 아름답고 환상적인 화성의 울림과 미묘한 색채감의 표현이 특징이다. 작곡가가 귓병에 시달리면서 3년의 세월에 걸쳐 완성된 전 3악장 구성의 제1번은 프랑크의 <피아노 5중주곡>을 의식한 탓인지 스스로의 심연의 세계에 침잠한 내면적 사색을 엿보게 한다.

 

  • 피아노 5중주곡 제2c단조 115
    포레의 최만년인 1921년 (76세)에 작곡된 전 4악장 구성의 작품이다. 당시 심한 청각장애의 고통 속에서도 고담한 경지에 이른 원숙한 기법으로 작곡되었다. 유연한 음이 엮어내는 독창성과 깊이 있는 내용으로 인해 만년을 장식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걸작이다.

    https://youtu.be/DBoyOmasd4w

 

드보르자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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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아노 5중주곡 A장조 op.81
     스메타나를 비롯한 국민악파의 작곡가들이 표제음악이나 오페라에 몰두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드보르자크는 교향곡, 실내악 등 절대음악에 심취했다. 그의 실내악곡은 모두 32곡 정도이며 이중 현악4중주곡이 15곡으로 가장 많으며 피아노가 포함된 것도 10곡이나 된다. 브람스와 함께 19세기 후반 가장 훌륭한 실내악 작곡가인 드보르자크의 소박하고 성실한 인품이 이 작품들을 통해 잘 반영되어 있다. 그는 피아노 5중주곡을 두 곡 남겼다. 초기작인 제1번 op.5가 거의 연주되지 않는 오늘날 A장조의 제2번이 유일한 피아노 5중주곡으로 간주되고 드보르자크의 전 실내악의 최고봉에 위치한 걸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작품은 제2악장엔 ‘둠카’를, 제3악장엔 ‘프리안트’란 민속무곡을 삽입하고 제1, 4악장은 정규 소나타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이 작품의 중심이 되는 제1악장의 변두에 첼로에 의한 제1주제엔 숭고한 기품이 있고 제2악장의 둠카 주제는 섬세하고 애조 띤 아름다움에 차 있다. 

 

  • 피아노 3중주곡 제4e단조 90 둠키 Dumky
    4곡의 피아노 3중주곡 중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1891년에 작곡되었다. 둠키는 우크라이나 지방에서 생겨 보헤미아에까지 퍼진 민속무곡 둠카의 복수형이다. 민속악기를 반주로 한 발라드풍의 애수어린 느린 부분과 화려하고 정열적인 빠른 부분이 교대되는 2박자 춤곡이다. 독일 전통 음악 형식인 소나타는 전혀 쓰지 않고 둠카에 의한 독자적인 형식으로 작곡된 이 작품은 모두 6악장 구성의 <둠카 모음곡>이라 할 수 있다. 2부, 3부 혹은 론도 형식을 기초로 자유롭게 꾸며진 이 곡은 <아메리카 현악 4중주곡><피아노 5중주곡>과 더불어 인기 높은 드보르자크의 실내악 작품이다. 전곡 중 포코 아다지오 제2악장 주제와 안단테 제3악장 주제의 아름다움이 유별하다.

 

슈베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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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아노 5중주곡 A장조 D.667 op.114 「송어 Trout」
    슈베르트는 1819년 여름 자신의 가곡을 널리 소개한 바리톤 가수 포글과 함께 그의 고향인 슈타인이나 린츠로 피서를 겸한 여행을 갔다. 그곳에서 파움가르트너란 광산업자이자 아마추어 연주가의 의뢰를 받고 작곡한 것이 이 작품이다. 곡은 피서지의 여름을 연상시키는 신선하고 상쾌한 기분이 담겨 있어 슈베르트로서는 가장 밝은 내용의 작품이다. 독주 피아노에 바리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의 악기편성을 지닌 이 작품은 전 5악장 구성이며 제4악장은 1817년에 작곡한 가곡 <송어>를 주제로 한 5개의 변주곡으로 되어 있다.

 

  •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환상곡 C장조 D.934 op.159
    슈베르트가 죽기 1년 전 (1827년)에 작곡된 작품으로 제2악장이 환상적인 변주곡풍으로 되어 있어 소나타가 아닌 환상곡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선율이 아름답고 두 악기의 기교가 뛰어난 3부 구성의 작품으로 전체는 쉬지 않고 연주된다. 중심이 되는 제2악장의 주제는 그의 오페라에서 따온 것이다.

 

차이코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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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아노 3중주곡 a단조 op.50 「위대한 예술가의 추억을 위하여」
    차이코프스키의 5곡의 실내악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1881년 파리에서 객사한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작곡되었다. 니콜라이는 모스크바 음악원 교장이자 명피아니스트로서 이 학교 교수였던 차이코프스키와는 평생 밀접한 음악적 교우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는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을 혹평하였으나 나중에 이 곡을 인정하고 자주 연주한 사람이기도 하다. 1881년 겨울 로마에서 완성한 이 곡은 2개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2악장은 주제와 11개의 변주로 된 1부와 변주 종곡과 코다의 제2부로 나뉘어 있다. 비가풍의 제1악장의 제1주제를 비롯하여 차이코프스키다운 멜랑콜리한 정감이 전편에 흐르며 명피아니스트였던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피아노 파트는 매우 기교적이고 장려하게 취급되어 있다. 전곡 중 제1악장의 제1주제, 또 이 주제를 장중하게 노래한 코다부가 인상적이지만 피아노의 분산화음 아래 약음기를 낀 바이올린, 첼로가 애잔한 정감을 나누는 제2악장의 제9변주가 가장 아름답다.

[4월] 음악 탐구

피아노가 돋보이는 명곡 탐방 (5)
-협주곡-
『20세기 명연주가 명곡·음반』 중에서 

 모차르트 (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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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노 협주곡 제20번 d단조 K.466

 모차르트의 30곡에 가까운 피아노 협주곡 중 K.406을 시작으로 한 후기의 8개 작품은 창작력이 고조된 시기의 완성도 높은 명작이다. 제 20번은 최초의 단조의 조성을 지닌 피아노 협주곡으로서 제21번과 더불어 가장 애호되고 있다. 1785년 제21, 22번 협주곡과 함께 작곡되었다. 어둡고 격렬한 감정과 낭만적 색채가 짙은 작품으로 베토벤, 브람스도 즐겨 연주하여 이 작품을 위한 카덴차를 남겼다. 따뜻한 정감의 제2악장 로망스도 아름답지만 저음 현의 꿈틀거림 속에 불길한 예감으로 둥둥 떠다니는 마음을 그린 제1악장 도입부가 매우 인상적이다.

 

- 피아노 협주곡 제21번 C장조 K.467

 1785년 빈에서 첫 작품인 K.466을 작곡한 지 1개월 만에 완성하여 예약된 연주회에서 모차르트 자신의 피아노로 초연된 작품이다. 전작의 비창미와는 대조적으로 빈 청중의 취향에 맞추어 청명한 서정미가 넘친 이 작품은 안단테 제2악장의 가요풍의 선율로 더운 유명해졌다. 이 선율은 영화주제가로 사용되어 널리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베토벤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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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노 협주곡 제4번 G장조 op.58

 작곡가의 창작의 원숙기인 1807년에 작곡되었다. 이 시기를 전후하여 교향곡 제3, 4, 5, 6번, 바이올린 협주곡, 오페라 <피델리오>, 피아노 소나타 <발트슈타인> <열정> 등의 중기의 걸작이 쏟아졌다. 이 작품은 제5번 <황제>와는 대조적으로 서정적(제1악장)이며 내면적(제2악장)성격을 지니고 있다. 독주 피아노로 곡이 개시되고, 제2악장이 간주곡처럼 짧고, 휴지 없이 제3악장으로 이어지는 등 협주곡에서 새로운 면모를 보였고 관현악도 보다 충실한 내용을 갖추었다.

 

- 피아노 협주곡 제5번 E♭장조 op.73 황제

 작곡가의 창작력이 최고조에 달하던 1809년에 작곡된 제5번은 화려하고 웅대한 위용과 독창적 내용을 지닌 고금의 피아노 협주곡의 걸작이다. 그 당당함이 마치 제왕을 연상시킨다 하여 누군가 <황제>라는 타이틀을 붙였다. 그러나 이 작품은 이러한 남성적 면모 외에 제2악장을 비롯하여 섬세하고 우아한 표정을 곳곳에 담고 있다. 독주 피아노의 화려한 카덴차로 시작한 것은 그 당시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였으며 제2,3악장은 휴지 없이 연결되어 있다.

 

J.S.바흐 (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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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BWV.1046~1051(전 6곡)

 쾨텐 시대인 1721년에 작곡되어 브란덴부르크 공 크리스티안 루트비히에게 헌정된 작품이다. 합주 협주곡 형식으로 작곡되었는데 곡마다 악기 편성이 다양해 순수한 음악의 즐거움이 자유분방하게 표현되어 있으며 그 속엔 작곡가의 인격에서 우러나온 열정과 힘이 내재되어 있다. 이것은 그 이전의 코렐리나 헨델의 합주 협주곡이 있으나 능가하는 이 분야 최대의 걸작으로 평가되는 작품이다.

 

- 쳄발로 협주곡 제1번 d단조 BWV.1052

바흐는 라이프치히 시대인 1730~33년에 모두 13곡의 쳄발로 협주곡을 작곡했다. 이것은 자작 또는 타인의 작품 편곡이 대부분이다. 쳄발로 1대용이 7곡, 2대용이 3곡, 3대용이 2곡, 4대용이 1곡으로 되어 있다. 13곡 중 가장 잘 알려진 이 작품은 잃어버린 바이올린 협주곡의 편곡으로 추정된다.

https://youtu.be/ghgalGOvXt0

 

브람스 (Johannes Brahms 1833~1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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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노 협주곡 제1번 d단조 op.15

 브람스 최초의 대규모 관현악 작품으로 1858넌(25세)에 작곡되었다. <2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작곡 후 이것을 교향곡으로 개작하기 위해 1악장까지 마무리 했으나 뜻을 바꾸어 피아노 협주곡으로 완성하였다. 그런 탓인지 2악장 구성임에도 연주시간이 50분가량 되는 대곡으로 교향곡적 성격이 강해서 피아노 독주를 가진 교향곡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독주 피아노는 어려운 기교를 요하며 관현악은 다소 거칠고 미숙하지만 젊음의 열정과 판타지적인 서정이 풍부하다. 제2악장 아다지오는 명상적 아름다움이 넘친다.  

 

- 피아노 협주곡 제2번 B♭장조 op.83

 제1번 협주곡 이후 20여 년이 지난 1881년에 완성한 원숙기의 걸작이다. 두 차례 이탈리아 여행 후 작곡된 이 협주곡은 몇 가지 특징적인 양상을 갖고 있다. 즉 교향곡처럼 4악장 형식으로 되어 있고 관현악은 교향악적 울림을 지녔다. 또 웅대하면서도 치밀한 스케일에 피아노를 관현악에 융합시키는 조형감 등으로 인해 이 작품은 마치 피아노 독주부를 가진 교향곡 같은 인상을 준다. 독주 피아노는 관현악에 대등하게 맞설 만큼 고도의 연주 기교와 힘이 필요하다. 나만의 말대로 이 곡은 피아니스트에게 땀과 피를 요구하는 난곡 중의 난곡으로 알려져 있다. 어둡고 중후한 성격의 전주 중 독주 바이올린, 첼로의 주제가 아름다운 제3악장 안단테는 차분한 남구적 시정이 넘친다.

 

[3월] 음악 탐구

피아노가 돋보이는 명곡 탐방 (4)
-슈만-
『20세기 명연주가 명곡·음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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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제 op.9 Carnaval

슈만의 피아노 작품엔 가면무도회에서 그 소재를 찾은 것이 있다. <나비>, <사육제>, <빈 사육제의 어릿광대>가 그 대표적 작품으로 가면무도회의 변장을 뛰어난 변주로 처리하였다. 1835년에 완성된 <사육제>는 21곡으로 구성되었으며 첫 곡과 마지막 곡에 긴 프롤로그와 피날레를 두고 그 사이에 19개의 성격적 소품을 화려하게 펼친 작품이다. 이 중간 부분은 대부분 작은 동기를 화려하게 변주하고 있으며 놀이의 기분에 적합한 위트와 시적 분위기가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곡마다 파피용, 키아리나(클라라의 이탈리아식 이름), 쇼팽 등 갖가지 표제가 붙어 있으나 음악적 내용과 큰 연관은 없다. 또한 이 작품은 피아노 스승 비크 문하에 들어온 에르네스티란 소녀와의 맺을 수 없는 사랑을 기념하여 그녀의 출신지인 보헤미아 거리 ASCH의 철자가 4개의 음표로 담겨 있기도 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LNo2aiKV-a0

 

나비 op.2 Papillon

문학적 상상력이 뛰어난 슈만이 장 파울의 청춘소설 ‘개구쟁이 시절’에서 음악적 이미지를 떠올려 작곡한 작품이다. 1831년 완성하여 프랑스어 표제를 붙였다. 번데기에서 날개 달린 나비가 되기까지 불가사의한 변태 과정을 시적 서정과 상상력으로 표현한 성격 소품으로 서주와 짧은 12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나비의 아름다운 날개의 춤인 비상과 부유의 음악이 유동감 있게 변화되어 가는 매력적인 작품으로 간결한 서법 속에 명랑하고 청신한 감각이 넘치고 있다.

 

교향적 연습곡 op.13 Symphonic Etudes

1834년에 완성된 이 작품은 주제와 12개의 연습곡으로 구성된다. <교향적>이란 타이틀은 독주 피아노를 통해 교향악적 장대함과 다양함을 추구하려는 의도로 붙였다. 12개 연습곡 중 9곡이 변주곡이며 피날레는 교향악적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곡의 주제는 슈만이 한때 사랑했던 에르네스티의 아버지 폰 프리켄 남작의 것으로, 이를 인용하면서까지 남작에게 인정받으려는 슈만의 간절한 바람을 헤아려 볼 수 있다. 이 곡은 나중에 브람스에 의해 유작인 5곡의 연습곡이 추가되었으나 오늘날 연주는 이 부분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슈만의 대표적 피아노 작품의 하나로 여기서도 슈만의 특성인 빛에서 어둠으로, 기쁨에서 슬픔으로 시시각각 변화하는 유동감이 잘 나타나 있다.

 

환상곡 C장조 op.17 Fantasia

1838년에 완성하여 리스트에게 헌정한 피아노곡의 걸작이다. 전 3악장 구성의 작품 서두엔 다음과 같은 슐레겔의 시가 적혀 있다. ‘갖가지 색깔의 대지의 꿈속에 모든 음을 꿰뚫고 하나의 조용한 음이 은밀하게 귀를 기울이는 사람에게 들려오누나.’ 여기서 음은 클라라를 가리키고 있다. 이 작품은 충동적인 고양과 부드러운 몽상이 교차되어 있으며 열정에 찬 제2악장도 개성적이나 제3악장은 꿈꾸듯 로맨틱한 정감에 찬 음악이다. 이는 마치 슈만과 클라라가 속삭이는 달콤한 밀어와 같다.

https://www.youtube.com/watch?v=mGgya_-xvdo

 

피아노 5중주곡 E♭장조 op.44

슈만의 실내악을 대표하는 걸작으로 ‘실내악의 해’라 불린 1842년에 작곡되었다. 이전에 작곡한 3곡의 현악 4중주곡은 구성이 취약했으나 여기에 피아노를 곁들인 이 작품은 5개 악기의 밸런스가 좋으며 대위법을 교묘하게 사용하여 명쾌한 구성미에 환상적이고 낭만적 정감이 풍부한 곡이다. 이 작품은 이후 브람스, 드보르자크, 프랑크, 포레,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5중주곡의 탄생에 선구적인 역할을 하였다.

[2월] 음악 탐구

피아노가 돋보이는 명곡 탐방 (3)
-감정의 예술, 낭만주의 작곡가들-
<20세기 명연주가 명곡·음반> 중에서 

 

 슈베르트 (Franz Schubert 1797~1828)

-즉흥곡집 op.90, D.899/op.142, D935 Impromptus (전 8곡)

1슈베르트는 베토벤처럼 정식으로 피아노를 배운 적이 없으나 100곡 이상의 피아노곡을 남겼다. 그는 20곡 이상의 피아노 소나타를 작곡하였으나 <즉흥곡>이나 <악흥의 순간>처럼 자유로운 형식으로, 샘물처럼 솟아나는 악상을 그린 소품에서 그의 개성이 더 잘 나타나 있다. 이들 소품은 후에 낭만파의 성격적 소품의 방향을 제시한 음악사적 가치도 높다. 1827년에 작곡된 즉흥곡은 사랑을 마음속에만 간직한 수줍은 소녀의 행복에 찬 슬픔을 표현한 아름다운 소품이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슈베르트적인 모습이라 할 것이다.

http://youtu.be/L6_SbflSwAg

 

-피아노 연탄곡집

2슈베르트는 1810년(14세)에 G장조의 <환상곡>을 시작으로 행진곡, 환상곡, 서곡, 론도, 변주곡 등 여러 형태의 4손을 위한 피아노곡을 전 생애에 걸쳐 작곡했다. 그 수는 33곡 정도이며 이중 <군대 행진곡 제1번>, <환상곡 f단조D.940>, <대론도 D.951> 등이 잘 알려져 있다. 작품은 대개 가정에서 가족이나 친구들이 모인 즐거운 시간을 위해 작곡되었다. 따라서 곡은 두 사람이 한 대의 피아노에 앉아 다정한 우정을 나누는 정감과 소담한 선율미가 넘친다. 

 

리스트 (Franz Liszt 1811~1886)

-헝가리 랩소디 Ungarische Rhapsodien (19곡)

3리스트는 12세 때 헝가리를 떠나 독일, 프랑스를 중심으로 음악 활동을 하였으나 그의 체내엔 헝가리의 피가 뜨겁게 흐르고 있었다. 1851~86년에 틈틈이 작곡한 이 작품은 헝가리 집시 무곡인 차르다슈 스타일을 사용하였다. 차르다슈는 장중하고 느릿한 <라산 Lassan>과 정열적이고 격렬한 리듬을 지닌 <프리스카 Friska>의 두 부분으로 되어 있다. 라산과 프라스카 외에 서주와 코다, 즉흥적인 카덴차를 삽입한 이 작품 중 제16~19번의 4곡은 거의 연주되지 않으며 제자인 도플러의 협력 아래 6곡은 관현악용으로 편곡되었다.

 

 -피아노 협주곡 제1번 E♭장조

4 1849년에 작곡, 1852년 바이마르궁에서 베를리오즈의 지휘와 작곡가 자신의 피아노로 초연된 작품이다. 곡은 리스트적 피아니즘이 넘치며 독주 피아노는 화려한 기교와 힘으로 색채적 관현악과 대결하고 있다. 독주 악기를 이 작품처럼 찬란하게 부각한 협주곡은 여태껏 없었던 일이었다. 전곡은 4악장 구성이나 각 악장의 주제가 긴밀한 관계를 이루며 단악장처럼 계속 연주된다. 트라이앵글을 사용한 제3악장 스케르초가 기묘하며 느린 제2악장엔 탐미적 정서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쇼팽 (Frederic chopin 1810~1849)

-피아노 소나타 제3번 b단조 op.58

 51844년 중부 프랑스 노앙에 있는 상드의 집에서 작곡되었다. 전4악장 구성으로 웅대한 규모, 치밀한 구성에 쇼팽의 피아니즘이 총체적으로 결집된 작품이다. 꿈꾸듯 서정미에 찬 제1, 3악장, <열정>소나타처럼 당당하고 힘찬 제4악장 등 쇼팽의 전 작품 중 빼어난 걸작에 속한다.

 

-야상곡 Nocturne(전 21곡)

 6<녹턴>은 영국의 작곡가 존 필드(1782~1837)가 창시한 음악 형식으로 가톨릭교회의 <밤의 기도>에서 시작되었다. 곡은 저음부의 화성적 반주 아래 고음부가 밤의 우울한 몽상과 아름다운 낭만을 노래하고 있다. 목가적인 필드의 녹턴에 비해 쇼팽의 녹턴은 장식 음형이 많이 첨가되었고 보다 열정적이며 우울함과 탐미적 깊이를 더해서 높은 예술적 가치를 살렸다. 전곡 (21곡) 중 op.9, op.15, op.27, op.32에서 친숙한 곡이 많으며 op.9-2, op.15-2, op.27-2, op.32-2가 특히 인기가 높다.

[1월] 음악탐구

피아노가 돋보이는 명곡 탐방 (2)
- 몽환적 색채의 인상주의, 드뷔시
20세기 명연주가 명곡·음반 중에서 

-아라베스크 Deux Arabesque(2)

1

드뷔시는 마네, 모네, 르누아르 등 프랑스 인상파 화가들과 베를렌, 보들레르, 말라르메 등 상징파 시인의 영향을 받아 낭만주의의 과다한 감정을 배제한 인상주의라 불리는 새로운 음악을 창시하였다. 2개의 <아라베스크>는 그의 첫 피아노 작품으로 로마대상을 받고 이탈리아 유학에서 귀국한 직후인 1889년에 작곡되었다. 아름다운 아르페지오를 바탕으로 세련된 우아함과 감미로움이 깃든 제1곡, 약동감이 싱싱하게 그려진 제2곡으로 되어 있다.

 

-작은 모음곡 Petite Suite

베를렌의 『요염한 향연』이란 환상적인 시집에서 영감을 받아 1888~89년에 피아노 연탄을 위해 작곡되었다. 아직 인상파 색채는 보이지 않으나 감상적인 낭만파에서 탈피한 상쾌한 시정을 느낄 수 있다. 전 4곡으로 이루어져 있고 개개의 곡은 중간부를 지닌 복합 3부 형식으로 되어 있다.

제1곡<조각배로>, 제2곡<행렬>, 제3곡<미뉴에트>, 제4곡<발레>로 되어 있다. 그 중 분산화음 위에 배의 섬세한 흔들림을 묘사한 제1곡과 루이 왕조풍의 무도회 정경을 묘사한 제3곡이 특히 아름답다. 이 곡은 나중에 관현악, 피아노 독주용으로 편곡되었다.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Suite Bergamasque

3

프랑스 작곡가의 등용문인 로마대상을 획득하여 로마 유학 후인 1890년(29세)작품이다. 로마 유학 때 방문한 북이탈리아 베르가모 지방의 인상을 바탕으로 작곡되어 <베르가마스크 모음곡>이란 이름이 붙었다. 아름다운 선율, 풍부한 색채적 화성은 인상주의 초기가 도래하고 있음을 암시케 한다. 제1곡<전주곡>, 제2곡<미뉴에트>, 제3곡<달빛>, 제4곡<파스피에>로 구성되며 가장 파퓰러한 제3곡은 단독으로 잘 연주된다.

제3곡 <달빛>

 

-전주곡집 제1, 2Preludes (24)

4

각각 12곡으로 된 2권의 <전주곡집>은 드뷔시 피아노 음악의 최고 걸작이자 근대 피아노 음악의 최고봉으로 일컬어지는 작품이다. 제1권이 1909~10년, 제2권이 1910~13년에 완성되었다. 종래의 선율보다 화음이나 음색을 중시한 색채적 울림이 강조된 이 작품은 쇼팽의 24곡의 전주곡을 염두에 두었으나 쇼팽의 낭만적 서법이나 양식에서 이탈하여 새로운 음의 세계를 개척하였다. 독특한 음색과 리듬으로 미묘한 감각적 열락을 추구한 이 작품은 즉흥성이 강조되며 곡에 붙어 있는 표제는 자유로운 상상력을 방해할 수 있어 여기에 집착하지 말도록 작곡가는 부연하고 있다.

제2권 12번곡 <불꽃>

제1권 2번곡 <돛>

 

-영상 제1, 2Images

5

사물이나 정경을 미묘하게 포착, 묘사하는 드뷔시의 인상주의적 수법은 1905년과 1907년에 각각 작곡된 영상 제1, 2집을 통해 더 단단히 뿌리를 내렸다. 기능성을 지닌 화성의 힘을 바탕으로 한 싱싱하고 발랄하며 풍부한 회화풍의 세계를 그린 걸작이다. 제1집은 <물에 비치는 그림자><라모를 찬양하여><움직임>, 제2집은 <잎사귀를 흐르는 종><폐허의 절에 걸린 달><금빛 고기>로 되어 있다. 

 

-어린이 세계 Children’s Corner

6

<어린이>란 타이틀이 붙은 작품으로 슈만 <어린이의 정경>, 비제<어린이의 유희>, 무소르그스키 가곡집<어린이의 방>과 이 작품을 들 수 있다. 둘째 아내 엠마 사이에서 태어난 딸 슈슈의 눈에 비친 세계를 섬세하고 세련된 감각과 환상으로 그린 전 6곡으로 된 작품이다. 제1곡<파르나스 산에 오르는 그라두스 박사>, 제2곡<코끼리의 자장가>, 제3곡<인형을 위한 세레나데>, 제4곡<눈은 춤춘다>, 제5곡<작은 양치기>, 제6곡<골리워크의 케이크워크>로 되어 있다. 

 

-피아노 소품

드뷔시의 피아노 소품 중 가장 유명한 곡은 <베르가마스크 모음곡>의 제3곡<달빛>과 전주곡 제1집의 제8곡<아맛빛 머리의 소녀>이다. 그 외 1890년 전후의 초기작으로 몽상적 선율미를 지닌 <꿈 Reverie>, 1904년에 출판된 <가면 Masques><기쁨의 섬 L’isle joyeuse>, 1910년 작인 <랑트보다 느리게 La plus que lente>가 있다. <기쁨의 섬>은 루브르 미술관에 있는 프랑스 화가 와토의 <시테섬의 순례>에서 착상되었다. 이 섬은 크레타 섬의 서북쪽에 위치해 있고 고대 그리스의 사랑의 여신 비너스의 섬으로 알려져 있다. 곡은 회화적인 색채감과 환상미가 풍부하며 화려한 기교로 연인들의 사랑의 환희를 그리고 있다.

 <기쁨의 섬 L'isle Joyeuse>

7

 

[12월] 음악 탐구

피아노가 돋보이는 명곡 탐방 (1)
- 겨울의 나라, 러시아 작곡가들

20세기 명연주가 명곡·음반 중에서

라흐마니노프 (Sergei Rachmaninov 1873~1943)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 c단조 op.18
라흐마니노프 전 작품을 통해 가장 인기 높은 제2번 협주곡은 신경쇠약에서 회복한 1901년에 완성되어 모스크바에서 작곡가 자신의 피아노로 초연되었다. 곡은 최면 요법으로 자신의 건강을 회복시켜 준 달 박사에게 헌정되었다.
로맨틱한 선율미(바이올린, 비올라, 클라리넷에 의한 제1악장 제1주제, 독주 피아노에 의한 제1악장 제2주제, 독주 플루트에 의한 제2악장 주제, 오보에, 비올라에 의한 제3악장 제2주제 등), 멜랑콜리한 러시아 정서, 화려한 기교적인 효과로 인해 널리 사랑받는 명곡이다. 전곡 중 연인들의 달콤한 밀어와 같은 제2악장 아다지오 소스테누토는 로맨티시즘의 극치를 보인다.

 

차이코프스키 (Pyotr Ilich Tchaikovsky 1840~1893)
차이콥스키
- 사계 op.37b Seasons (전 12곡)
<12개의 성격적 소품>이란 부제가 붙은 12곡의 피아노곡집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출판사의 청탁으로 작곡되었다. 음악잡지<누벨리스트Nouveliste>의 부록으로 1876년 1월호부터 12월호까지 매월 1곡씩 그 달에 어울리는 시를 택해 시의 분위기를 묘사한 피아노 소품을 게재하였다. 당시 러시아는 구력을 사용했으므로 계절감이 신력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12곡 (1.난롯가에서 2.사육제 주간 3.종달새의 노래 4.아네모네 5.백야 6.뱃노래 7.수확의 노래 8.추수 9.사냥 10.가을의 노래 11.트로이카 12.크리스마스) 중 3, 5, 6, 11월이 유명하다. 러시아의 풍물시를 기초로 한 이 작품은 서정시인으로서 작곡가의 일면을 보여준 아름다운 소품이다. 차이코프스키의 사계 12곡 중 지금 계절에 어울리는 11월 트로이카와 12월 크리스마스를 감상해보자.

 

쇼스타코비치 (Dmitrii Dmitrievich Shostakovich 1906~1975)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협주곡 제1번 op.35
1933년(27세)의 청년기의 작품으로 현악 오케스트라에 독주 트럼펫이 가해진 특이한 편성으로 된 실내악풍의 협주곡이다. 4악장 구성에 중단 없이 연주되는 이 작품은 신선한 선율, 활기찬 리듬이 풍부하다. 독주 피아노는 화음의 공명이나 페달 효과 등 낭만적 효과가 배제된 채 간결하고 다이내믹한 직선성을 추구한 작곡가 특유의 스타일이 잘 반영되어 있다. 선율의 지속적 흐름이 중시되어 있어 비교적 친근하기 쉬운 곡이다.

-24개의 전주곡과 푸가 op.87
1950년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바흐 페스티벌에 초대된 작곡가는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에 영향을 받아 그해 완성한 작품이다. 전주곡의 자유로운 호모포닉한 스타일과 푸가의 엄격한 폴리포니 스타일을 대비한 구조미에 반음계적 화성을 빈번히 사용한 현대적 서법을 절충한 작품이다. 여기엔 러시아 국민악파 음악, 옛 민속가요 형식 등 러시아 음악의 요소도 활용되고 있다.

 

프로코피예프 (Sergei Prokofiev 1891~1953)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제3번 C장조
작곡가의 5곡의 피아노 협주곡 중 가장 뛰어난 작품이다. 1917년 러시아혁명 후 혼란한 고국을 떠나 방랑기에 접어들었던 시절 파리에서 완성되었다(1921년 작곡). 피아노 파트는 매우 기교적이며 타악기적 성격이 강조되어 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이 작품엔 참신하고 단순한 기법, 토속적인 러시아 정서가 스며있다. 빠른 전후 두 악장 사이의 제2악장 안단티노는 5개 변주로 되어 있는데 플루트와 클라리넷의 유니즌으로 제시되는 주제가 아름답다.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detailpage&v=wQaO7v1d1ng

-잠깐 동안의 환영 op.22 Vision Fugitives
1915~17년에 작곡된 20개의 소품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그때그때 스쳐나가는 분위기를 감각적으로 표현했으며 때론 야성적이기도 하고 괴기스럽기도 하며 현대적 서정미도 혼합되어 있다.

 

무소르그스키 (Modest Petrovich Mussorgsky 1839~1881)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 (Pictures at an Exhibition)
1873년, 그때까지 4년간 교제한 급진적 건축가 하르트만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은 무소르그스키는 이듬해 1월 그의 유작전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개최되었을 때 작품에서 받은 영감으로 이 곡을 작곡하게 되었다. 그림에 관련된 모두 10곡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전주, 간주 역할을 하는 프롬나드를 제2, 3, 5, 7곡 앞에 두어 전시장에 걸린 그림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있다. 이것은 풍속적 묘사를 독특하고 대담한 직감으로 살려낸 작곡가의 피아노의 대표작이다. 라벨의 관현악 편곡이 더 인기가 있으나 최근엔 원곡인 피아노로도 자주 연주된다. 제1곡<난쟁이>, 제2곡<고성>, 제3곡<튈레리 궁>, 제4곡<우차>, 제5곡<껍질 속의 병아리 춤>, 제6곡<(사무엘)골덴베르크와 슈뮐레>, 제7곡<리모주의 시장>, 제8곡<카타콤베>, 제9곡 <바바야가의 오두막집>, 제10곡<키예프의 성문>으로 되어 있다. 이중 옛날을 회고하는 듯한 민요풍의 선율이 아름다운 제3곡, 요괴할멈 바바야가를 묘사한 그로테스크한 음악의 제9곡, 장엄하고 웅대한 피날레인 제10곡이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