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학원운영 노하우

 

여섯 번째 : 아이에게 맞는 곡 선택하기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의 아이가 우리 학원에 새로 왔다. 비교적 전형적인 모범생 스타일의 아이였다.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아이였는데, 처음 한 달은 서먹서먹하더니 내가 먼저 다가서며 친하게 대하려고 노력하니 마음의 문을 열고 잘 다니는 귀여운 아이다. 성실해서 어느 학원에서나 잘할 아이인데 왜 전에 다니던 학원을 그만둔 것인지 궁금해서 물어보니, 배우는 곡이 어려워서 싫었다는 것이다. 그런대로 피아노를 치는 아이인데 어렵고 힘들어서 그만두었다고 하는 말에 조금 놀랐다. 아이의 상태와 능력을 잘 파악하며 곡을 선택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특히 초급에서 중급으로 넘어갈 때의 아이들을 보면 내심 많은 기대를 하며 기분이 ‘up’ 되어 있는데, 아이의 실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반적인 교재나 약간 어려운 교재를 선택해서 배우게 되면 좋은 기분이 곧 실망으로 바뀌고 만다. 중급과정으로 들어가는 체르니 100번의 경우, 한두 권 정도는 선생님의 재량에 따라 교재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그럴 때 아이의 수준을 잘 파악하고 그에 맞는 교재를 준다면 잘 이끌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피아노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게 될 것이다. 초급에서 체르니로 들어갈 때 간혹 적응을 못 하고 싫증 내기도 하는데 이처럼 아이의 수준과 교재가 잘 맞지 않을 때가 고비를 맞게 되는 때이다.

교재를 선택할 때는 아이의 실력보다 약간 쉬운 것을 선택해서 자유롭게 악보를 보며 즐길 수 있도록 한다. 간혹 아이가 “악보가 너무 쉬워요!” 하면서 은근히 잘난 척을 하거나 자신감을 보이기도 할 텐데, 사실상 레슨을 해보면 악보가 쉽더라도 생각만큼 잘 치지는 못한다. 이러한 경우에는 자신감을 가지고 임하는 자세가 중요하므로 아이가 잘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래, 많이 좋아졌구나!” “전보다 악보를 잘 보는구나!” 하고 칭찬하거나 격려하면 더욱 신이 나서 열심히 하는 것을 보게 된다.

사실 체르니 100번이라도 아이들의 실력은 천차만별이기에 초급과정에서 어떻게 학습했는지에 따라서 실력이 차이 날 수가 있게 된다. 진도 위주로 빨리 나간 경우도 있을 것이고 각 곡에서 원하는 테크닉을 꼼꼼히, 그리고 충분히 익히면 초급을 치더라도 중급 수준이 되기도 한다. 새로 온 아이에게도 난이도를 조금 낮춘 교재로 바꾸어주며, 어렵다는 인식을 하지 않도록 쉬운 악보에서 테크닉을 조금씩 가미하면서 실력을 조금씩 끌어올리는 방식의 레슨을 했다. 그랬더니 아이가 전보다 즐겁게 다니며 피아노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이렇게 교재에 따라서 좋고 싫음이 결정되기도 하듯이, 이 부분은 매우 민감하게 작용되고 아이들을 움직이는 큰 요인이 될 수도 있다.

하농은 필수이므로 선택할 수는 없지만, 체르니의 경우 약간 쉬운 체르니와 좀 더 어려운 체르니를 구분해서 맞는 교재를 아이들에게 준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초보과정을 마치더라도 실력이 미비하므로 우선 쉬운 체르니로 실력을 다진다. 그러고 나서 2단계로 좀 더 어려운 체르니 100번을 한 번 더 해서 실력을 끌어올리고 체르니 30번으로 넘어가게 되면 별 무리 없이 진도를 나갈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간혹 아이의 실력이 좋은 경우 2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가는 일도 있다.

초급에서 중급으로 넘어갈 때 갑자기 적응을 못 하는 아이들이 생겨나고 어렵다는 얘기를 듣게 되면서, 그 부분을 해결하고자 2단계 학습방법을 사용했다. 처음에는 학부모들에게서 “왜 체르니 100번을 두 번 치나요?”라고 항의가 많이 들어왔는데, 이에 대해 ‘아이들의 힘든 부분을 해결하고 기초실력을 다지고자 체르니 100번은 2단계로 학습을 한다, 그렇게 해야 체르니 30번으로 넘어가도 힘들지 않고 아이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 대부분 이해하고 뜻에 따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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